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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신도 지시도 없던 해경 구조…아쉬움 넘어 '분노'

<앵커>

해경 구조선은 출동 후 세월호에 도착하기까지 30분 넘게 걸렸습니다. 초기 대응에 우왕좌왕했던 건 세월호가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던 탓도 컸습니다. 배를 향해 출동하는 그 30분 동안 진도관제센터와 세월호 간에 다급한 대화가 계속됐지만 그걸 찾아서 들을 생각도 안 했습니다.

류 란 기자입니다.

<기자>

 오전 9시 35분, 123 경비정이 세월호로 접근합니다.

기울어진 선체와 쏟아진 화물만 보일 뿐 승객은 한 명도 없습니다.

화면상으론 여객선이 아니라 화물선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이형래/목포해경 경사 (사고 당시 출동) : 저희 기대랑 다르게 해상에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희도 갑자기 당황을 했고요.]

경비정은 뱃머리와 꼬리를 오가며 탈출한 선원들을 구하는 데 급급합니다.

출동한 경비정이 사고 해역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37분.

그 사이 경비정과 세월호 사이엔 교신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김경일/해경 123정 정장 : 9시부터 2분간 교신을 했습니다. 그때 주파수 안 나오길래 제가 '지금 교신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고.]

경비정과 해경 진도 관제센터 사이에도 정확한 정보 교환이 없었습니다.

경비정이 도착하기 전, 진도 관제센터는 주변의 선박들에 세월호의 침몰 소식을 전하고 승객 구조를 요청한 상황이었습니다.

[진도 연안 VTS : 귀선 우현 전방 2.1마일에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 중에 있습니다. 구조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사실을 미리 파악했다면 선내 승객들에게 탈출 지시를 내릴 수 있었지만, 해경은 교신 내용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해경은 바다로 뛰어든 사람들을 구명보트로 구조할 뿐 선내로 들어가 탈출 지시를 내릴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출동부터 도착까지 37분.

골든타임 만큼 중요한 이 시간을 날린 해경은 민간 어선들과 비슷한 수준인 탈출 승객 81명을 구조하는 데 그쳤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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