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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 푸어' 300만 명…소득 격차 더 벌어졌다

미래한국리포트 '희망의 사다리를 놓자'

<앵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의 삶도 그만큼 풍족해졌다고 느끼는 국민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SBS 연속기획 희망의 사다리를 놓자, 오늘(15일)은 열심히 일해도 중산층으로 올라설 수 없는 이른바 워킹 푸어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김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하철공사 협력업체 직원으로 4년째 일하고 있는 30대 남성입니다.

하루 8시간 근무에 받는 돈은 월 169만 원,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의 60%에 불과합니다.

[지하철공사 협력업체 직원 : 1년이 됐든 5년이 됐든 월급이 거의 동결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8년째 우체국 재택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 40대 여성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집으로 온 우편물을 분류한 뒤 집 주변 1천 500여 세대에 배달하는데 시간당 5천 460원을 받습니다.

최저임금에서 250원을 더 쳐주는 수준입니다.

[재택집배원 : 7~8년을 일해 왔는데 그동안 월급이 880원 밖에 안 올랐어요.]

이처럼 열심히 일해도 소득이 워낙 적어 삶이 어려워지는 이른바 '워킹 푸어'는 30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통계상 근로자 전체 평균 임금은 선진국 수준에 접근했지만, 노동시장 양극화로 워킹 푸어는 계속 느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 근로자 상위 20%대와 하위 10% 간의 소득 격차는 4.78배로 OECD 평균 3.33보다 훨씬 높습니다.

대기업, 정규직으로 대표되는 소수의 1차 노동시장과 나머지 다수의 2차 노동시장은 그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구직자들이 취업 재수를 거듭하면서 대기업, 정규직만을 고집하는 이유입니다.

[나혜연/취업준비 모임 참가자 : 첫발을 디딜 때 어떤 회사에 들어가느냐가 향후 10년을 굉장히 좌지우지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워킹 푸어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비정규직이나 여성이란 이유로 같은 일을 하는데도 다른 임금을 주는 차별을 없애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대기업과 공기업에 몰린 임금과 복지 등 과도한 혜택을 줄여서 기업들이 그 부분을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등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임금체계도 점진적으로 큰 틀에서 개편이 필요합니다.

[정이환/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 근로자들이 하는 일이나 그 사람의 숙련에 의해서 임금이 결정되는 쪽으로 가야 된다.]

임금의 공정성 문제는 이제 사회갈등 해소 차원에서도 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습니다.

[배규식/박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일본 같은 경우는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그리고 업종과 관계없이 대졸자면 거의 20만 엔, 우리 돈으로 따지면 약 월급이 200만 원 정도, 이 정도로 통일돼 있어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기득권을 가진 근로자들의 양보를 이끌어 내는 동시에, 노사가 이제는 임금을 올리는 일보다 임금의 형평성 문제 해소에 더 집중해야 할 시점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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