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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우울증', 서양과 다른 점은?

<앵커>

한국인이 우울증에 걸리는 비율은 4.3%,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자살률 1위, 음주율 1위, 34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또 이혼율도 3위, 청소년 행복지수는 꼴찌입니다. 뭔가 좀 엇갈리는 통계 수치입니다.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우리나라 사람은 서양인과 달리 행복하다거나 불행하다 같은 정서적 표현을 잘 하지 않습니다.

[10점 만점 중에 본인의 행복 점수를 몇 점 주시겠어요?]

[직장인 : 6-7점 정도요. 저는 그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직장인/최근 우울감 경험 :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힘들더라도) 오히려 말을 이제는 좀 안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이 같은 현상은 우울증 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양대병원 연구 결과, 유럽의 우울증 환자는 정서적 증상을 겪는 반면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는 소화불량이나 두통 같은 신체적 증상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우울증 치료 대신 소화제나 두통약을 먹는 우울증 환자가 많다 보니 우울증 유병률이 낮게 나오는 겁니다.

[남궁기/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국제공인 우울증의 진단기준은 주로 어떤 감정이라든지 의욕이라든지 이런 부분을 가지고 진단했기 때문에 실제 우리 우울증의 유병률보다 낮게 진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인의 우울증이 더 위험하다는 겁니다.

6개 나라 의료진이 공동 연구한 결과 한국인의 우울증은 자살 위험성이 가장 높은 특정 유형의 우울증이 42%로 다른 나라 평균보다 1.4배나 더 높았습니다.

따라서 설명할 수 없는 신체 증상이 오래 이어진다면 그냥 넘기지 말고 우울증이 아닌지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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