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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무너져" 자폐인 부모, 극심한 스트레스

<앵커>

오늘(2일)은 세계 자폐인의 날입니다. 국내에 자폐인은 1만 8천 명으로 12년 만에 7배나 넘게 급증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자폐인 부모가 받는 스트레스가 전쟁 중인 군인이나 또는 홀로코스트 당시 유대인 생존자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그런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 자폐인과 가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자폐증을 앓는 주인공의 마라톤 도전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소원이 뭐냐고 물으셨잖아요. 초원이가 저보다 하루 먼저 죽는 거예요.]

영화는 평생 아이의 손발이 돼야 하는 부모의 마음을 잘 담아냈습니다.

19살 한승기 군의 어머니도 영화 속 부모와 다를 게 없습니다.

생후 2년도 안 돼 자폐증 진단을 받은 뒤로 삶은 불안의 연속이었습니다.

[이경아/자폐인 부모 : 아이가 좋아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때 막막해지기 시작하니까 공황이 생기더라고요. 주변에 없으면 숨소리가 안 들리는 것 같으면 화들짝 놀라면서 정신이 무너지는 것 같은.]

아들을 위해 자폐 관련 공부를 시작해 박사 학위를 받고, 청소년 상담사까지 됐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전문가로 거듭났지만, 한 군의 어머니는 자폐인 부모를 볼 때마다 늘 안타깝습니다.

[부모님 중에 목숨을 끊는 분들이 계실 때마다 마음이 되게 안 좋아요. 저희는 할 수 있는 대로, 아이들을 지켜내며 살거든요.]

정부 조사 결과, 발달 장애인 부모의 우울 지수는 평균 19로 우울증이 의심되는 지수 16보다 높았습니다.

특히 자폐인 부모의 절반 이상은 우울증이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자폐인에 대한 지원은 저소득층을 제외하곤 거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권오형/한국자폐인사랑협회 사무국장 : 자폐성 장애는 스스로 의사를 대변하는 데 어려움이 있거든요.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던 거죠. 모든 책임이 가족들한테 부담을 지워줬던 거죠.]

자폐인을 포함한 발달 장애인을 돕기 위해 만든 법안은 19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됐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가운데 발달장애인만을 위한 특별법을 만드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2년째 계류 중입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박대영,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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