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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보행자 안심거리 연세로, 버젓이 승용차가…

<앵커>

지난 1월에 연세대 정문에서 신촌역까지의 연세로가 버스만 다니는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처음 지정됐죠. 보행자들의 편의를 높이자는 거였는데 의도였는데 두 달이 지난 지금 보행자 천국이 아니라 불법 천국이 됐습니다.

최효안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서울의 대표적 교통 혼잡지역이던 연세로가,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바뀌면서 버스를 제외한 차량 진입이 금지된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교통량이 줄어들자 시민들은 유유히 차도를 무단 횡단하고 달리는 버스 앞뒤로 위험하게 길을 건넙니다.

연세로 전역에서 횡단 보도는 이곳을 포함해 고작 네 군데에 불과합니다.

차로는 좁히고 인도는 대폭 넓혀서 보행자 수는 크게 늘어났지만 횡단보도 숫자는 예전 그대로인 겁니다.

[연세로 무단횡단 보행자 : 횡단보도가 저기밖에 없잖아요. 여기서 길을 건너야 하는데 저기까지 갈 수도 없고, 신호도 딱히 없고…차가 막 붐비는 것도 아니고….]

이런 탓에 차도를 가로지르는 보행자가 많지만, 진입이 금지된 승용차와 택시, 오토바이까지 버젓이 다니면서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보행자를 위해 차도와 인도의 턱까지 없애는 바람에 불법 차량 진입으로 인한 사고위험은 훨씬 더 커졌습니다.

금지된 차량들의 불법 주행은 밤이 되면 더 심해집니다.

2시간 동안 연세로에 불법 진입한 차량을 세어봤습니다.

승용차와 오토바이만 각각 80대, 택시까지 합치면 무려 174대에 달합니다.

불법 차량 감시수단은 길 양쪽 끝 CCTV 4대가 전부여서, 중간 골목길에서 진입해서 골목길로 빠지면 단속할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진입 금지를 안내하는 표지나 현수막은 턱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밤에는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연세로 불법진입 운전자 : 근데 아무런 (승용차 진입 금지) 표시가 없어서 오면서 긴가민가 하면서 들어온 건데…내가 잘못 들어왔는지 아닌건지 전혀 알수가 없어요. 지금….]

[조원철/연세대 시스템환경공학부 교수 : (연세로에) 승용차들이 마음껏 다니고 있거든요. 일정기간동안 최소한도 단속과 정리를 해줘야 하는데 이미 뭐 몇 달 사이에 (불법 진입 차량 단속과 계도를) 전부 다 놓아버린 것 같아요.]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만 해놓고 시스템정비와 계도를 손 놓고 있는 사이, '보행자 안심거리'는 차량과 보행자가 뒤섞이는 '보행자 위험 거리'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설민환, 영상편집 : 장현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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