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봄 대풍에 양파·감자 값 폭락…속 타는 농민들

<앵커>

양파와 감자를 비롯한 채솟값이 지난해보다 70% 이상 폭락했습니다. 이미 재고가 많은데 여기에 새로 수확한 작물까지 더해져서 공급이 과잉된 상태인 것입니다. 특히 지난 겨울이 덜 추웠던 탓에 생산량까지 크게 늘었습니다. 소비자들은 반갑지만,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조기호 기자가 보도합니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형 할인점입니다.

매장에 양파와 당근, 감자가 수북하게 쌓여 있습니다.

정상가보다 50% 이상 싼 가격에 내놔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김미숙/서울 서초구 : (원래) 2천5백 원어치 물건인데 950원이니까 엄청 싸죠. 하나는 더 사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할인 행사를 해도 재고는 좀처럼 줄지 않습니다.

작년보다 가격이 70%나 폭락한 양파들입니다.

원래 이 시기에는 햇양파들이 나오는 시기라서 물량이 떨어지는 것이 맞는데 아직까지 재고 물량들이 창고 곳곳에 수북하게 남아 있습니다.

강원도의 한 농협 창고입니다.

지난해 9월 들여놓은 감자가 이젠 싹을 틔울 정도로 방치돼 있습니다.

힘들여 키운 작물의 절반 정도가 창고에서 썩고 있는 상황에 농민들은 속이 타들어갑니다.

[이종수/감자 재배 농민 : 아직까지 작년 감자를 팔지도 못하고 그대로 있는 상태니까 농사 지으려는 마음도 그렇고 희망도 없습니다.]

지난해 재고도 골치지만 이번 봄 대풍은 가격하락을 더 부추기고 있습니다.

겨울 무의 경우 생육 기간 동안의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1.2도나 오르면서 생산량이 34% 급증했습니다.

겨울 배추도 마찬가지 이유로 수확량이 12%나 늘었습니다.

당국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재욱/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관, 지난 18일 브리핑 당시 : 우리가 수급조절위원회를 통해 심각경보로 경보를 바꿔서 발령을 했습니다.]

정부는 지금까지 배추 3만 9천 톤과 무 6만 톤, 고추 8천 톤을 창고 보관 등을 통해 시중에 풀리지 않도록 했습니다.

정부는 모레(28일) 수급조절위원회에서 추가 대책을 논의할 계획인데, 향후 수확 물량의 상당량을 산지에서 갈아엎는 방법까지 고려 중입니다.

(영상취재 : 허 춘, 영상편집 : 김형석, VJ : 김형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