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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정품·정량 못 믿어"…불신 부른 과다 경쟁

<앵커>

가짜 석유, 주유량 속이기. 근절은커녕 줄어드는 모습도 없습니다. 소비자들은 찜찜해도 그저 당할 수 밖에 없지요.

이런 불량 주유소 왜 끊이지 않는건지, 김도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유소마다 정품 정량이라는 광고판을 크게 내걸었습니다.

제대로 된 기름만, 정확히 줘야 할 양대로 준다는 당연한 말인데, 그만큼 소비자의 불신이 큰 겁니다.

[이일성/서울 영등포구 : 신뢰를 못 하겠더라고요.]

[박서용/서울 은평구 : 믿음보다도 그걸 써놓는 자체가 틀린 거예요.]

주유기 컴퓨터를 오작동하게 만들고, 보일러로 기름을 끓이고, 가짜 기름을 섞어 팔고, 수법도 갖가지입니다.

지난해에도 여든 곳이 넘는 주유소가 양을 속이다가 적발됐는데, 올해는 석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벌써 서른 곳이 넘는 주유소가 정량 위반으로 적발됐습니다.

불량주유소가 끊이지 않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주유소의 난립입니다.

지난 1995년 주유소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뀐 이후 급증한 주유소는 2000년 이후에도 30% 이상 늘었습니다.

각 주유소의 판매량과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특히 폴사인제, 즉 주유소 상표표시제도가 폐지되면서 주유소 가격 경쟁은 더 치열해졌습니다.

[김문식/한국주유소협회장 : 한 4~5년 이전부터는 매출이익률이 0.43%밖에 되질 않습니다.]

이젠 폐업을 하는 주유소도 속출합니다.

[폐업 주유소 사장 : 월 천만 원 정도는 적자를 계속 보고 있었어요. 유혹이 많죠. 유혹이 많은데 양심상 저는 그렇게 못했어요.]

한국주유소협회는 전국 1만 2천여 개의 주유소 가운데 15% 정도의 주유소가 이런 한계 상태에 도달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업주에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구실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12일) 적발된 주유 업체들 경우에도 주유기 조작 프로그램 개발자는 구속됐지만, 주유소 업주 31명은 불구속 입건으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강력한 단속과 처벌만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방안이라고 말합니다.

정부가 뒤늦게 과징금을 2억 원으로 늘리고 형사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는데, 내년부터 적용됩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장현기,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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