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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고 싶어요" 더 밀리는 도심 '버스전용차로', 왜?

<앵커>

서울에 중앙 버스전용차로제가 도입된 지 10년이 됐습니다. 버스 속도는 평균 시속 19km로 이전보다 4km 정도 빨라졌고, 정류장 도착시간도 일정해졌습니다. 그런데 남산 1호 터널을 지나 서울 도심으로 들어가는 삼일로 같은 경우에는 출근 시간만 되면 이 버스전용차로가 일반 차로보다 더 막힙니다. 이렇게 전용차로 기능을 못 하는 곳이 여러 군데 더 있습니다.

뉴스인 뉴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출근 시간, 강남에서 명동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남산 1호 터널을 빠져나가자마자 밀리기 시작합니다.

길게 꼬리를 물고 늘어선 버스 옆으로 승용차들은 시원스럽게 달립니다.

1km를 이동하는데 승용차로 2분 30초가 걸렸지만 버스는 4배인 10분이나 소요됐습니다.

[김용래/경기도 성남시 : 남산터널 입구에서 막혀가지고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차 문 열고 그냥 걸어가고 싶어요.]

서울시 조사결과 삼일로 1.8km 구간의 출근 시간 버스전용차로 속도는 시속 10km지만, 일반차로는 시속 14km입니다.

주요 간선도로인 강남대로와 신촌로, 한강대로도 버스전용차로가 일반차로보다 더 밀리긴 마찬가지입니다.

이유는 도심에 버스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버스전용차로가 제 기능을 하려면 정류장에 시간당 150대 정도가 진입해야 하는데 서울 도심은 이미 200대를 넘어섰습니다. 

수도권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광역버스의 65.7%인 1,521대가 서울 도심으로 몰리는 것이 정체의 주원인으로 서울시는 꼽습니다.

[손의영/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 지하철망이 많이 확충됐고 그렇기 때문에 굳이 버스가 도심까지 진입할 필요가 없는데, 과거에 그런 운행특성 때문에 아직도 계속 들어오는 경우가 많죠.]

서울시는 서울 진입구간에 환승센터를 설치해 서울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게 하자는 입장이지만 경기도나 인천시는 난색을 표합니다.

[경기도청 대중교통과 직원 : 지하철로 갈아타서 빨리 강북 도심으로 들어갈 수 있으면 (환승센터) 승낙을 하고 노선계획도 짰을 거예요.]

10년에 걸쳐 자리 잡은 버스전용차로가 기능을 잃어버리기 전에 서울시와 경기도가 환승센터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김세경, 영상편집 : 이승희,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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