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디자인이 없이도 더 아름다울 수 있는 디자인'을 꿈꿀 때

iF 디자인 어워드 대거 수상..더 나은 디자인의 미래는

[취재파일] '디자인이 없이도 더 아름다울 수 있는 디자인'을 꿈꿀 때
제품을 살 때 무엇을 먼저 고려하나요. 성능을 고려한다면 합리적인 소비자가 분명할 것입니다. 하지만 감정에 연약한 소비자는 겉모양이 주는 유혹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제품 디자인은 소비자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갈수록 더 많은 기업들이 더 나은 모양을 담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기아자동차가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라는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최근엔 삼성이 BMW의 디자인을 주도한 크리스 뱅글을 고문으로 영입했는데요. 조만간 그의 손끝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 시장에 나온다고 합니다.

한번 한다면 거창하게 하는 게 우리 성향일까요.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대거 타는 성과를 거둬 관심입니다. 독일의 iF 디자인 어워드라는 것인데요. 레드닷디자인 어워드, IDEA 디자인 어워드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히는 상입니다.

G플렉스_500
LG의 G플렉스라는 제품은 화면이 휘어진 스마트폰인데요. 안면에 착 달라붙어 통화하기 쉬운데다 동영상을 볼 때 몰입도를 높여주는 점이 주목받으면서 iF 디자인 어워드 금상을 수상했습니다. LG전자는 이번에 모두 26개의 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삼성전자는 마치 이젤에 올려진 캔버스를 연상케 하는 85인치 UHD TV를 포함해 모두 38개 제품이,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와 쏘울이 상을 받았습니다.

광고회사 한컴이 거리에 가로수를 심고 가꾸자는 공익 캠페인 동영상과 현대카드가 기아차의 경차 '레이'를 토대로 더 편리하고 도시 친화적인 택시 컨셉트가 공공캠페인 제작물로 상을 받았습니다.

이번 수상에서는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약진이 눈에 띱니다. 제일테크, 리아네이처, 아이리버 등이 상을 받았습니다.

아름다운 디자인이 이들 기업의 수상비결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이들 제품은 제품에 담긴 기술과 기능을 더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 때문에 상을 받았다는 분석입니다. 서울과학기술대의 김원섭 교수는 “기능을 강조하고 보완하는 게 디자인이다. 때론 디자인이 없는 게 더 디자인적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 기업이 올해 거둬들인 iF 어워드는 모두 227로 역대 최다입니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3년간 수상실적을 점수로 환산한 등수에서 필립스와 소니, 애플을 꺾고 1등을 차지했습니다.

최근 뛰어난 디자인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를 보면, 이런 우리 기업의 수상 성과는 미래 전망을 밝게 볼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이나 경제, 사회가 디자인 일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더 개선해야 할 게 많다는 지적입니다.

김원섭 교수는 우리 디자인은 “부분적으로는 세계 일류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지만, 디자인 전체로 보거나, 또 디자인을 통해 전체를 아우르는 능력에서는 여전히 취약하다”고 말합니다. 인문적, 철학적, 문화적 깊이가 떨어지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애플이나 BMW, 아우디처럼 한 제품을 보더라도 해당 기업의 이미지나 브랜드가 떠오르는 이른바 ‘이미지 통합’ 부문도 개선해야할 분야로 꼽힙니다.

디자인을 ‘와우’ 요소(wow factor)라고 말합니다. 제품을 처음으로 대면하는 소비자가 감탄하게 되면 잘 팔린다는 의미입니다. 세계가 감탄하는 디자인이 우리 경제의 든든한 뒷받침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