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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아베 총리, 가장 강력한 '도전자' 만났다

제자에게 창끝 겨룬 고이즈미 전 총리

[월드리포트] 아베 총리, 가장 강력한 '도전자' 만났다
아사히 신문의 오늘(1월 15일) 2면 머리기사의 제목이 '고이즈미 전 총리, 아베 총리에게 도전장'입니다. 여기에다 '탈 원전, 예전 제자에게 창끝'이라는 부제도 달았습니다. 일본 정치판에서 독주하던 아베 총리가 가장 강력한 도전자를 만났다는 얘깁니다. 대부분의 일본 신문이 호소카와- 고이즈미의 '탈 원전' 연대를 1면 톱기사로 게재한 가운데, 말 그대로 화제 만발입니다. '탈 원전'이라는 묵직한 '주제'에다, 도쿄도지사 선거라는 '승부', 돌아온 '거물정치인 2인조', 사제지간의 '대리전' 등 흥미진진한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접하는 국내 반응은 대게 이렇습니다. '고이즈미도 우익정치인 아냐?'라든지 '내가 고이즈미를 응원하게 될 줄은 몰랐다.'라는 식입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입장으로만 보면'고이즈미는 좌익 정치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탈 원전'은 분명히 좌익진영이 내세우는 '아젠다'이기 때문입니다. 고이즈미 측근은 "고이즈미는 그 사람을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에 따라 사물을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다. 올바른 정책, 개혁이라면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일본 사회에서 고이즈미는 '기인'이나 '이단아'로 통합니다. 고이즈미의 그런 '반골적인 승부사' 기질이 이번에 재현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베 총리 진영은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우군 진영'에서 가장 강력한 도전자가 나온 게 너무나 달갑지 않은 상황인 겁니다. 마이니치 신문이 '정권에 고이즈미 쇼크'라는 제목을 붙일 정도입니다. 아베 총리의 복심이라고 하는 스가 관방장관은 이미 노골적인 견제에 나섰습니다. 스가 관방장관은 고이즈미의 지원을 업고 도쿄도지사에 출마한 호소카와에 대해 20년 전 얘기를 들먹였습니다. 호소카와가 일본 정계 최대의 불법자금 스캔들 가운데 하나인 리크루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 등으로 사임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아베 총리도 "도쿄도지사 선거는 여러 주제를 얘기해야 한다."라며 '탈 원전'이 쟁점화되는 것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는 일본 국내 얘기로만 머무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호소카와-고이즈미' 연대가 선거에서 이긴다면 '탈 원전'이슈는 많은 나라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당장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산업계 경쟁력이나 국내 원전 이슈에도 직·간접적인 파장이 예상됩니다. 여기에다 아베 총리의 국정 운영에 적신호가 켜질 수도 있고, 일본 정치판이 재편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일본의 핵무장과 관련한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탈 원전' 진영의 승리를 전제로 하는 얘기이지만, 아무튼 '탈 원전' 진영과 '자민당'의 한판 승부 다음 달 9일 결과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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