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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 단풍, 왜 도심보다 더 곱고 붉을까?

<앵커>

노랗고 빨갛게 도심 속 나무에도 단풍이 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산에서 본 단풍과 도심 속 단풍, 뭔가 다르다는 거 느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붉은 단풍의 경우 산은 이렇게 선명한데, 도심 속 단풍은 상대적으로 채도도 떨어지고 어떤 건 제대로 물들지 않고 그냥 말라버리기도 하죠.

권애리 기자가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나날이 붉고 노란 색을 더해가는 북한산.

등산객들은 곱게 물든 단풍잎에 탄성을 지릅니다.

[이경순/서울 홍은동 : 단풍이 너무너무 아름다워요.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어요. 서대문이나 종로 쪽은 단풍이 칙칙하고 이렇게 선명하지 않은 거 같아요.]

이 잎은 산에 오르기 전 도심에 더 가까운 고지대의 단풍길에서 주워왔습니다.

물이 거의 다 들었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산의 단풍보다 탁한 빛깔로 물들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산에서 보는 단풍이 도심 단풍보다 훨씬 곱고 진한 색을 내는 이유는 뭘까.

가을철에 나무가 월동준비에 들어가면 한낮에 광합성으로 생긴 당류가 줄기가 아닌 잎에 쌓입니다.

이 당류는 야간에 잎의 색소분해를 촉진시켜 노란 단풍을 빚어내는 동시에, 붉은색과 갈색 단풍을 만드는 안토시아닌과 탄닌의 재료가 됩니다.

그런데 가을밤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으면, 잎이 호흡을 계속해 당을 써버리기 때문에 단풍물이 제대로 들지 않는 겁니다.

결국 도심의 경우, 열섬현상으로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아 단풍의 색감이 떨어지는 겁니다.

[김선희/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 (도심 단풍은) 잎에 쌓인 당류의 양이 적기 때문에 탄닌의 색소도 양이 적고, 잡색소가 원활하게 분해되지 못해서, 덜 아름답습니다.]

이런 이유로 단풍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도 북한산은 오는 일요일, 서울 도심은 다음 달 초가 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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