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엔 산부인과라고 해서 반드시 분만실도 있는 건 아닙니다. 산부인과 병원 2000곳 가운데 분만실이 있는 곳은 44%, 절반도 안 됩니다. 오지마을이나 수도권 밖에선 아기 낳으러 먼 곳으로 떠나야 하는 겁니다.
곽상은 기자가 실태를 보도합니다.
<기자>
김포의 한 산부인과에서 분만 대기 중인 이 임신부의 주소는 강화도입니다.
승용차를 타고 한 시간 걸려 원정 출산하러 왔습니다.
강화도에는 아이를 받는 산부인과가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박시영/인천 강화군 : 급할 때 한번 가보기는 했는데 역시 시설이 좀 열악하고 도시 쪽으로 나올 만한 이유가 있더라고요.]
출산 전에 검진받으러 다니는 것도 임신부들에게는 고역입니다.
[유화현/인천 강화군 (최근 원정출산 산모) : 왕복해서 2시간 반 정도를 고생하는 거죠. 갔다 오면 멀미나고 배도 뭉치고, 소화도 안 되고, 가기 싫을 정도로 짜증 났어요.]
수도권 외곽의 사정이 이 정도이니 더 열악한 곳도 많습니다.
분만이 가능한 병원까지 가는데 1시간 이상이 걸리는 이른바 분만 취약 지역은 무려 48개 자치단체에 이릅니다.
이들 지역의 산부인과들은 임신부들을 돌려보내고 밤에는 불을 끕니다.
[A 산부인과 관계자 : (이 병원에서) 아기 낳을 수 있어요?) 안 돼요. (임신부가) 분만하다 갑자기 수술하게 되면, 마취과 선생님이 오셔야 하는데 그게 시간이 걸리면 산모가 위험해져. 그런 게 안 되니까 여기는 안 받아요.]
[B 산부인과 관계자 : 분만이 쉽지가 않아요. (분만실 운영하려면) 직원들도 많아야 하고 의사가 5, 6분 되는 병원이어야 가능해요.]
신생아가 선천성 질환이라도 갖고 태어나면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갖춘 산부인과는 전체 산부인과의 6.7%에 불과합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김종미, VJ : 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