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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올해 추석 '金 굴비' 될까?

[취재파일] 올해 추석 '金 굴비' 될까?
여름 휴가가 한창이지만 유통업계는 이미 본격적인 추석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올해 추석은 9월 19일. 지금부터 한 달하고도 보름 이상 남았지만, 워낙 찾는 사람이 많다보니 미리미리 물량을 준비하지 않으면 수요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추석 때 많이 찾는 선물세트는 뭘까요. 익히 짐작하시겠지만 배, 한우, 굴비가 3대 인기품목입니다. 서로의 순위는 해마다 작황이나 공급량에 따라 다르기는해도, 이 세 가지는 언제나 전통적인 3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 굴비 가격 조짐이 심상치 않습니다. 굴비의 원료인 조기는 가을부터 봄 사이에 잡아서 저장하는데, 목포와 여수, 제주 등 주요 산지의 바닷물 온도가 오르는 바람에 연근해에서 조기가 예년보다 15~20% 정도 덜 잡혔다고 합니다. 그 결과, 작년에는 15kg, 135마리 기준으로 약 20만 원선에서 형성됐던 산지의 경매가격이 올해 초에는 약 30만 원선으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추석이 10월에라도 있으면 올해 잡은 물량으로 어떻게 조절해볼 수 있겠지만, 9월과 10월에 나오는 조기는 일단 크기가 작기 때문에 '상품(上品)'으로 분류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산지 경매가격이 뛰었으니 자연히 소매가격도 따라 오르게 됩니다. '굴비'하면 떠오르는 전남 영광지역 상인들을 만나봐도 올해 가격을 어떻게 정해야할 지 고민이 깊었습니다. 유통마진을 줄여서라도 가격을 안정시켜보려고는 하지만,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그 결과 제사상에 반드시 올라가는 굴비이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예년 같으면 다섯 마리 올릴 것을 세 마리 올리는 식으로 소비량을 줄이고 있다는 게 지역 상인들의 말입니다.

대형 유통업체에 선물세트를 공급하는 업체도 마찬가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굴비세트가 워낙 종류가 다양하지만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10마리짜리 1kg 선물세트의 가격을 예로 들어보면, 지난해 추석에는 9만 원선이었던 것이 올해는 10~11만원 선에서 가격이 책정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유통업체에서는 산지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확보해놓은 물량을 풀어서 가격 인상폭을 낮추려고는 하지만, 결국 좋은 굴비를 사려면 예년보다 돈을 더 써야하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추석 선물세트 '3강 체제'는 변화를 맞게 될까요. 배의 작황은 이달의 날씨가 좌우하기 때문에 아직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가뜩이나 '오른다', '어렵다'는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하늘이 도와 한가위만이라도 풍성한 기분으로 맞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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