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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포트홀 왜 반복될까?

[취재파일] 포트홀 왜 반복될까?
도로가 움푹 패여 구멍이 생기는 현상, 포트홀 아시죠?

장마가 예년보다 길어지고 걸핏하면 폭우가 내리면서 올해는 유난히 포트홀이 많이 생기는데요, 운전하시다가 자세히 보시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포트홀이 많이 생기는 지역이 정해져 있고, 구멍을 메운 자리가 반복해서 또 파인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그 지역, 그 부분의 아스팔트가 약하다보니 포트홀이 자주 생긴다고 할 수 있는데, 그냥 그렇게 치부하긴 좀 편치 않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국토교통부 산하 건설기술연구원이 개발한 '水경화' 아스팔트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아스팔트는 일반 아스팔트와 달리 폴리우레탄 성분을 첨가해 특이하게도 물과 닿으면 발열반응을 일으켜 오히려 더 단단해진다고 하더군요. 포트홀의 방지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구원과 함께 실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수경화' 아스팔트 성능을 실험하면서 일반 아스팔트 성능도 함께 실험해보자고 연구원에 제안했습니다. 그래야 '水경화' 아스팔트의 성능이 비교될테니까요.
 
실험에 쓴 건 시중에 도로 긴급보수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5가지 아스팔트 제품이었습니다. 도로 긴급보수용 아스팔트의 경우 KS 기준에 따르면 250킬로그램 하중을 견디게 되어 있습니다. 물에 잠겼을 경우엔 정상 성능의 75%, 약 190킬로그램을 견디게 되어 있죠. 포트홀이 비 때문에 생기는 거니까 물에 잠겼을 경우를 상정해 실험했습니다. 48시간을 물에 담궜다가 뺀 다음 무게를 가하는 압축기에 올려놨습니다. 190킬로그램을 견뎌야 KS기준을 만족시키는 것이었는데 결과는 어땠을까요?

포트홀 캡쳐_500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190킬로그램은 커녕 압축기에 올려놓자마자 무게도 안 가했는데 그냥 흐물흐물 무너져내렸습니다. 그나마 잘 버틴 게 2킬로그램 정도. 기준을 만족시킨 건 5개 중 단 하나 뿐이었습니다.

반대로 水경화 아스팔트의 경우엔 똑같이 48시간 동안 물에 담갔다가 꺼냈지만 최소 250킬로그램을 견뎠고, 어떤 건 700킬로그램까지 견디기도 했습니다.

사실 실험 전부터 '水경화' 아스팔트가 더 성능이 좋게 나올 거라는 건 이미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일반 아스팔트가 이 정도로 엉망일 줄은 차마 몰랐습니다. 이렇게 기준에 한참 미달되다보니 포트홀이 생긴 자리를 아스팔트로 메워도 다시 구멍이 생기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 아닐까요?

비용은 이 '水경화' 아스팔트가 킬로그램당 천원 정도로, 킬로그램당 6백원 정도 하는 다른 일반 아스팔트보다 2배 가까이 비쌉니다. 하지만 안전을 생각하면 이젠 그 정도 비용은 감수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 한국도로공사에서는 고속도로의 경우엔 차들이 빠르게 달려 훨씬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포트홀 보수 재료를 이 '水경화' 아스팔트로 바꾸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지자체가 관리하는 대부분 국도의 경우 비싼 비용 때문에 일반 아스팔트로 포트홀을 보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비가 계속 잦아지는만큼 자꾸 반복되는 포트홀 피해를 막기 위해 이제라도 도로에 비용을 좀 더 들이는 방안을 검토해야할 때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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