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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뉴스센터 이야기 ② - 방송은 협업이다

[취재파일] 뉴스센터 이야기 ② - 방송은 협업이다
'방송은 협업이다', 라는 말은 굳이 뉴스센터에 오지 않아도 방송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말입니다. 현장에서 취재하는 기자를 봐도 취재 기자 본인에다가 촬영 기자, 촬영 기자를 돕는 오디오맨, 그리고 이동을 도와주시는 기사 분까지. 그뿐인가요, 기사에 CG 넣으려면 CG실에도 다녀와야 하고, 영상을 편집하는 편집기자도 있습니다.

가끔 뉴스센터에 견학 오시는 분들이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웬 사람이 이렇게 많이 앉아있냐는 거죠. 그런데 그 사람 하나하나 모두 맡은 역할이 작지 않습니다. 한 번 헤아려볼까요. 뉴스PD가 있고, 실제로 화면을 '넘기는' 기술 감독이 있습니다. 마이크 써야 하니까 오디오 감독이 있고, 화면 상태 체크하는 비디오 감독, 조명 맞추는 조명 감독, 영상 찍는 촬영 감독도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PD를 도와주는 AD, FD. 그리고 방송 장비가 안정적으로 동작하는지 살피는 기술 스태프가 있고, 방송에 쓰는 모니터를 조작하는 스태프도 있고, 자막 제작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화면에 나와 뉴스 진행하는 앵커나 날씨 전해주는 기상 캐스터, 그리고 수화 통역사 분들 빼놓으면 섭섭해하시려나요. 방송 시간에 뉴스센터에 있는 사람만 해도 이 정도입니다.

저마다 자기 분야에서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십 수 년씩 일하신 분들이라, '초짜' PD 시절에는 제 큐사인에 상관없이 화면이 바뀌는 희한한 경험도 많이 했습니다. 일에 서툴러서 어처구니없는 큐사인을 수도 없이 냈는데, 만약에 그 분들이 제 사인대로 무작정 따르셨다면 저는 이 자리에서 편안하게 이 글 못 쓰고 있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거창하게 이야기하면 뉴스PD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고도 생각할 수도 있고, 속된 말로 하면 저 혼자 잘났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모든 분야가 유기적으로 함께 맞물려 돌아가야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날 수 있지, 한 쪽에서라도 삐걱거리기 시작하면 곧바로 방송 사고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뉴스PD는 방송이 나가는 동안에도 카메라 앵글은 괜찮은지, 혹시라도 잡아내지 못한 오, 탈자는 없는지, 다음 아이템은 준비가 되어 있는지 등등 끊임없이 무언가를 보고 있어야 합니다. 평소에 별 신경 안 쓰고 넋 놓고 있다가 조명이 안 맞아서 수화 통역사 팔이 네 개로 보인다는 사실을 방송 시작하고 나서야 알았을 정도니, 그야말로 여기저기 '지뢰밭'인 셈이지요.

그렇다고 PD가 조급하게 닦달하기 시작하면 스태프들이 굉/장/히 싫어합니다. 어련히 알아서 잘 할 텐데 무얼 그리 안달이냐는 무언의 항의를 받다보면 화면을 보고 있는 등 뒤가 싸늘하고, 따가운 시선이 뒤통수에 꽂히는 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제가 꼽는 뉴스PD의 최대 덕목은 꼼꼼함 입니다. '편집증'이라는 말은 아마 편집 기자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라는 실없는 소리를 던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잔소리하고, 사람 들들 볶는 저라고 즐겁겠습니까마는, 문제 생기고 서로 얼굴 붉히는 것보다는 차라리 내가 잔소리쟁이 되고 마는 게 더 나은 거라며 애써 마음을 다스리곤 합니다. 조바심치는 모습을 들키지 않을 정도로 여유 있으면 참 좋을 텐데, 아직은 그런 경지에 이르지 못한 내공 부족을 탓할 일이겠지요.

그렇게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실수는 왜 하냐고요? 그게 바로 생방송이 주는, 말 그대로 '짜릿짜릿한' 묘미 아니겠습니까. 방송 사고에 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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