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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가입자들에게 전기료 떠넘기다 '들통'

<앵커>

고객들이 일정한 속도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KT가 설치한 초고속 인터넷 분배 장치입니다. 당연히 전기가 사용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발생하는 전기료를 KT가 그동안 고객들에게 떠넘겨온 것으로 SBS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원룸형 건물입니다.

사람이 지나가면 켜지는 복도등, 계단마다 설치된 대피 유도등은 모두 공용전기를 씁니다.

공용전기료는 세입자들이 나눠 냅니다.

그런데 복도등과 유도등이 작동하지 않는데도 공용 전기계량기가 계속 돌아갑니다.

뭔가가 공용전기를 쓰고 있다는 얘기인데 건물 곳곳을 둘러보던 집주인이 마침내 단서를 찾아냅니다.

[박태정/KT 인터넷망 가입한 건물주 : 이걸(공용전기 전원을) 빼버리면 인터넷이 안 돌아가죠.]

집주인이 발견한 건 초고속 인터넷을 각 세입자에게 일정한 속도로 나눠주는 분배 장비입니다.

그런데 공용전기를 차단하자 이 장비가 그대로 멈춰버립니다.

KT가 장비를 가동하는 데 공용전기를 끌어다 쓴 겁니다.

[저희들은 지금까지 주인인 저도 몰랐고, 우리 세입자들도 몰랐습니다.]

공용전기료는 연 3만 원 수준.

월 3천 원 미만의 소액이라 세입자들은 별 생각없이 나눠 냈고, 건물주는 의심조차 못했습니다.

바로 옆 건물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뿔난 건물주들이 KT 관계자를 불러 따졌습니다.

[KT 관계자 : 여기 (분배)장비에서 발생하는 전기료는 KT에서 내야 하는 것으로 내부 지침이 있기 때문에
….]

[(그런데 문제는 돈을 안 내고 있는 게 문제잖아요.)]

[KT 관계자 : 그동안에 못 낸 것은, 그게 죄송할 따름이죠.]

문제는 이런 데가 한두 곳이 아니라는 겁니다.

분배 장비가 설치된 원룸, 상가건물, 아파트는 수백만 곳이나 됩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KT는 전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변 환/KT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 초고속 인터넷 배분기를 설치할 때 일부 건물주가 정해지지 않았거나, 도중에 건물주가 바뀐 경우에는 전기요금이 누락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전수조사를 통해 전기요금을 정산하도록 하겠습니다.]

KT 인터넷 가입자는 전국적으로 800만 명.

KT는 일정 부분 분배 장비의 전기요금을 직접 내거나 건물주와 협의해 인터넷 사용료와 상계처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용전기를 끌어쓰고 지급 안 한 데 대해선 가입자에게 물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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