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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귀어' 가구 증가…젊어진 어촌 활기

<앵커>

도시에 살다가 삶의 터전을 어촌으로 옮기는 이른바 '귀어' 가구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3~40대 젊은 층이 많습니다.

김현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전라남도 완도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 인구 3천 명의 작은 섬 보길도가 나타납니다.

전복 양식업을 하는 38살 유도생 씨는 17년 동안의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3년 전 고향 보길도로 돌아온 이른바 귀어민입니다.

유치원 교사였던 아내와 바닷바람 맞아가며 전복과 씨름하다 보니 어느새 어부가 다 됐습니다.

[유도생/완도군 보길면 : 무사히 태풍도 피해 가고, 이렇게 전복도 출하할 수 있다는 그런 기분들이 정말 좋죠.]

어촌으로 돌아오면서 한결 생활의 여유도 되찾았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도 늘면서 도시에서 살 때의 빵점 아빠는 100점 아빠로 변했습니다.

완도의 마을 기업을 이끌고 있는 40살 한명철 씨도 역시 3년 전 서울에서 내려온 귀어민입니다.

친구 두 명과 미역을 가공 생산해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마을 기업을 차렸습니다.

[한명철/완도군 금일읍 : 도시에서는 하루하루 보람을 못 찾겠더라고요. 요즘은 무언가를 하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서 내려온 것에 만족감을 느낍니다.]

최근 3년 사이에 전라남도의 귀어 인구는 4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중장년층이 많은 귀농인구와 달리 귀어 인구는 3~40대 젊은 층이 전체의 55%를 차지합니다.

[고복엽/74세 완도군 보길면 : 젊은이들이 아이들 낳아서 아이들 울음소리도 들려주고 하니까 마을이 얼마나 행복하게 됐는지 몰라요. 그만큼 좋아요.]

젊은 층의 귀어가 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양식업이 고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로 2.4m, 세로 2.4m 이 가두리 양식장 한 칸에서 연간 1만 마리의 전복이 생산됩니다.

이 작은 공간에서 연간 2천만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겁니다.

실제로 전라남도 어민의 10%가 지난해 연간 1억 원 이상의 소득을 올렸습니다.

[(직장에서) 2천2백~3백만 원 정도 연봉 받다가 지금은 억대 연봉이죠.]

그러나, 태풍 같은 기상 이변은 순식간에 양식장을 쓸어갈 수 있습니다.

특히 영농과 달리 양식업은 어업 면허권이 극히 한정돼 있어, 지역 연고가 없는 경우 귀어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아울러 도시에 비해 낙후된 교육과 문화시설도 귀어 결정에 앞서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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