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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산불, 어린 중학생 불장난에 마을 잿더미

<앵커>

포항을 공포에 떨게한 산불은 어린 중학생의 불장난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린 학생의 장난이 마을 전체를 잿더미로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심영구 기자입니다.



<기자>

1993년 이후 꼭 20년만에 경북 포항을 덮친 대형 산불, 엄청난 속도로 퍼져가던 화마는 임야 5 ha를 태우고 17시간 만인 오늘(10일) 오전에야 겨우 진화됐습니다.

화근은 10대 중학생의 불장난에서 비롯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한 초등학교 근처의 야산입니다.

경찰은 체포한 중학생이 이 야산에서 나뭇잎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면서 산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초속 10m의 강풍을 타고 불은 순식간에 시내 주택가로 번졌습니다.

발화지점에서 1.5km 떨어진 곳에 살던 79살 안 모씨는 거동이 불편한 탓에 미처 대피하지 못해 숨졌습니다.

화염이 휩쓸고 간 마을.

교과서며 가구, 집기까지 다 타버렸습니다.

하루 아침에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망연자실하기만 합니다.

강풍에 날까지 어두워지면서 불 끄기에 어려움을 겪은데다 근처 마을에서 또 다른 산불이 나면서 초기 진화도 차질을 빚었습니다.

[백성희/산불 피해자 :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됐는데…. 소방차가 한 시간 전에만 왔어도 이렇게 다 불타지는 않았을 거예요.]

이 마을에서만 가옥 10채가 불에 탔습니다.

건축자재를 취급하는 이 업체는 쌓아놨던 제품이 다 못 쓰게 됐습니다.

재산 피해만 줄잡아 2억 원.

[김영한/산불 피해자 : 공구자재 들어있는 자리입니다. 다 탔고…. 건질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네요. 지금 현재 보시다시피 아무것도 없잖아요. 전부 재뿐이잖아요.]

1명 사망에 14명 부상, 이재민 118명에 불에 탄 집만도 58가구.

포항 시민들에게 어제는 20년 만에 찾아온 악몽 같은 하루였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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