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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눈길서 가장 효과적인 제동 장비는?

[취재파일] 눈길서 가장 효과적인 제동 장비는?
입춘 폭설로 요 며칠 자가 운전자들 차 몰고 다니기 힘드셨을 텐데요. 도심에선 워낙 제설 작업이 잘 돼 스노우 체인 같은 보조 제동 장비를 달고 다니는 차량은 보기 힘듭니다. 그러나 서울을 조금만 벗어난 수도권이나 강원도 등에서는 이런 장비들이 없으면 차량 운행이 안 될 정도죠. 시중에 많은 제품들이 나와 있는데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이번 실험은 강원도 평창에서 자동차 환경 연구소 김경배 위원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와 함께 2박 3일 동안 실시했습니다. 모두 다섯 종류의 보조 제동 장비를 살펴봤는데요, 고무 형태로 된 우레탄 체인, 쇠사슬로 된 와이어 체인, 타이어에 양말을 씌운 형태의 직물형 체인, 타이어에 뿌리면 송진처럼 끈적끈적해 눈길에서 마찰력을 높여준다는 스프레이형 체인 그리고 겨울용 타이어가 그것들이었습니다. 실험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각 제품마다 평균 5번씩 실시했고, 속도도 시속 40km에 맞췄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장 덜 미끄러지는 장비는 직물형 체인이었습니다. 가장 짧은 제동 거리가 19.74m 였고, 많이 미끌어져도 20.64m를 넘지 않았습니다. 아무 장비도 장착하지 않은 차량이 평균 30m 정도 제동 거리가 나왔으니까 꽤 효과가 있는 셈이지요.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직물형 체인은 아무래도 천이기 때문에 눈 덮인 도로를 벗어나기라도 한다면 쉽게 찢어지는 경향성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한번 사용하면 재활용은 거의 불가능하죠.

그 다음으로 효과가 있는 장비는 겨울용 타이어였습니다. 직물형 타이어보다 3~4m 더 미끄러지긴 했지만 다섯 가지 제품 중에선 두 번째로 제동 거리가 짧았습니다.

운전자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우레탄 체인은 세 번째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최소 24.74m에서 최대 27.9m까지 제동 거리가 나왔습니다. 시중 가격대는 4만5천 원부터 8만 원대까지 다양한데요, 가격 대비 효과는 그런대로 나쁜 편은 아니지요. 다만 우레탄 체인을 바퀴 두 개에 끼우는데 초보자의 경우 최소 1시간 이상이 걸리는 등 장착 시간이 길었습니다. 여성 운전자들의 경우 이 점을 감안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같은 체인 종류지만 쇠로 된 와이어 체인이 우레탄 체인의 뒤를 이었습니다. 쇠로 돼 있어 우레탄 보다는 효과가 더 좋을 줄 알았는데 결과는 조금 의외였습니다. 가격대는 2만 원 선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우레탄 체인과 마찬가지로 진동과 소음이 크고 눈길이 아닌 곳을 달릴 경우 자칫 끊어지면 자동차 바퀴축이나 브레이크 센스를 건드려 자동차에 손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실제 이번 실험에 동원된 중형차 한 대가 장착한 체인이 끊어지는 바람에 브레이크 센스가 고장났고 바퀴를 감싸는 범퍼가 부서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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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스프레이형 체인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장착과 탈착할 필요 없이 타이어 표면에 뿌리기만 하면 어느 정도 성능이 있다고 해서 실험해 봤는데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물론 한번 뿌리고 두 번씩 주행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제동 거리가 29.33m에서 36.88m까지 큰 편차를 보였습니다. 말 그대로 눈 속에 파묻혀 옴짝달싹 못할 때나 눈 내린 짧은 오르막길을 운전할 때 사용한다면 그런대로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나머지 경우에는 회의적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게다가 바퀴에 정확히 조준해서 뿌리지 않고 자칫 차체에 뿌릴 경우 얼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 점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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