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아동양육시설 부실 급식…소매 걷은 '내 이웃들'

[취재파일] 아동양육시설 부실 급식…소매 걷은 '내 이웃들'
 “SBS 뉴스 보고 기부하겠다는 분들 전화가 이른 아침부터 계속 들어오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의 한 직원이 출근하자마자 반가운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지난 3일 아동양육시설의 급식비 지원액이 한 끼에 천5백 원도 안 되는 실태를 보도해 드렸습니다. 정부와 국회가 올 예산에서 딱 백 원 올렸죠. 보다 못한 이웃들이 기부에 발 벗고 나섰고, 이어서 후속 보도를 했습니다.

 재단에서는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급식비를 모금하는 캠페인을 두 달 전부터 진행하고 있는데, 보도가 나간 후 기부가 부쩍 늘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6천3백여 명이 2억 5천만 원 정도 기부했습니다. 다양한 분들이 적게는 몇 천원 많게는 몇 만원 씩 차곡차곡 쌓인 금액이라 더욱 의미 있다고 재단 직원은 덧붙였습니다.
이미지

재단으로 부터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팀이 기부캠페인 홍보 전도사로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공연 시작 전에 한 뮤지컬 배우가 무대로 올라 오더니, 자칫 심각해 질 수 있는 아동양육시설의 부실한 급식 실태를 재치있게 관객에게 설명했습니다.

 “아동양육시설 급식비가 한 끼에 천4백2십 원이래요. 아휴..상상이 안 되시죠? 그런데 올해부터 백 원 인상됐다더라고요. 제가 오늘 참치김밥 먹었거든요. 2천 원이더라고요. 사치했죠?(웃음)"

객석에서는 잠시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어느새 진지해 졌습니다. 이 극단은 지난 6일에는 기부자 100명을 초청해 무료로 공연하기도 했습니다. 1인 4만 원 정도하는 초대권을 기부한 것인데 일종의 재능 기부를 한 셈이죠.  뮤지컬 배우 윤정섭 씨는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알게 된다면 따뜻한 마음을 전해 올 것 같아 극단 측과 동료 배우들과 협의해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지
어머니들의 성원도 잇따르고 있었습니다. 서울 고척동에서 7살 4살 남매를 키우는 직장맘 박남선 씨는 아이들의 이름으로 세 차례나 기부금을 보내왔습니다. 또 남편에게도 기부를 권유해 동참하도록 하고 SNS를 통해서 지인들에게 기부를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박 씨는 “우리 아이들은 때마다 보약까지 먹이는데, 시설 아이들은 세 끼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것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한참 성장할 시기를 놓치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미지
제주도에서는 지체장애인 강윤미 씨가 자신의 반려견 ‘마음이’의 이름으로 3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서 일주일치 생활비나 다름없는 금액입니다.

 이달 말까지 목표액은 3억 5천만 원입니다. 남은 기간 일주일 남짓 동안 일 억 원을 더 모아야 하는 거죠.  재단은 이 기부금을 올 한해  동안 보육원 2곳의 아이들 백3십여 명에게 3천5백 원짜리 식사를 제공하는 데 쓸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아동양육시설 아이들의 급식비를 현실화할 국회 청원 운동도 벌여나갈 예정입니다. 재단 관계자는 “올 한 해 동안 아이들이 식단이 좋아지면 얼마나 잘 성장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미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