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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에 방사선 방출…인천공항, 알고도 뒷짐

<앵커>

공항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번, 위험물 탐지반이 출동합니다. 그런데 서비스 세계 1위라는 인천공항에서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습니다.

여행객들이 자신도 모르게 자연 상태 40배 수치의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는 현장, 조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공항 한쪽에 보안요원이 안전펜스를 칩니다.

수상한 상자가 발견돼 X-레이 탐지에 나선 겁니다.

하루 평균 10차례씩 일어나는 일입니다.

통상적인 대테러 업무지만 여기에는 충격적인 사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 : 지금 현재 인천공항 폭발물 처리반에서 사용 중인 그 엑스레이 발생 장치는 최대 전방 24m까지 방사선이 방출되거든요.]

다시 보니 휴대용 X-레이에서 불과 5m도 안 떨어진 곳에 이용객들이 빼곡합니다.

그런데도 보안요원은 방사선이 나오는 X-레이를 그대로 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나오는 방사선은 얼마나 될까?

똑같은 장비로 전문가와 함께 실험해봤습니다.

납 패널을 향해 X-레이를 쏘자 방사선 불빛이 마구 튀겨져 나옵니다.

자연 상태에서의 방사선 수치는 보통 0.15마이크로 시버트가 나옵니다.

휴대용 X-레이 장비에서는 얼마나 많은 방사선이 나오는지 5m와 15m 거리에서 각각 측정해 보겠습니다.

[양 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대피해주세요. 하나, 둘, 셋!]

계측기의 경고음과 함께 방사선 수치가 5.6마이크로 시버트까지 올라갑니다.

자연 상태 방사선 수치의 40배 수준입니다.

15m 거리에서도 자연 수치의 30배나 되는 방사선이 측정됩니다.

이런 사실을 아는 보안 요원들은 X-레이를 쏠 때 슬그머니 가장자리로 비켜섭니다.

그러나 앞에 있던 승객들에게는 피하라는 얘기를 전혀 하지 않습니다.

[조철구/원자력 병원장 : 아무리 적은 양의 방사선이라도 장기간에 걸쳐 노출되면 그것이 몸에 축적돼서 2차성 암이나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엔 취재진이 가방을 놔두고 어떻게 하는지 살펴봤습니다.

수상한 가방을 탐지하기 위해 출동한 보안요원들.

이용객들이 잔뜩 있는데도 그대로 X-레이를 쏘려 합니다.

[인천공항 보안요원 : (지금 찍으시면 안 되죠. 그래도 사람이 지 금 이렇게 다니는데…) 아, 그러면 여기 이 앞에 승객 다 빼주세요!]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야 사람들을 20m 바깥으로 대피시키고, X-레이도 바닥을 향해 쏩니다.

10년 전부터 X-레이 탐지를 실시해 온 인천공항 측은 방사선이 위험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인천공항 보안관계자 : (승객들과) 대화 자체가 잘 안돼요. 영어도 저 (중국)사람들은 몰라요. 저희도 애로점이 많은 걸 이해해 주세요.]

서비스로 세계 1위 평가를 받고 있는 인천공항.

똑같이 X-레이를 쏠 때 승객 대피를 최우선으로 하는 외국 공항들보다 정말 더 좋은 서비스를 하고 있는 건지 의문입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임우식, 영상편집 : 채철호, VJ : 김준호·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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