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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장의 여의도 일일 브리핑]상식이 깨진 선거…안철수 변수는 살아있다!

12월 20일 목요일

[정반장의 여의도 일일 브리핑]상식이 깨진 선거…안철수 변수는 살아있다!
정치부 정준형 반장입니다. 어제 밤을 새가며 일하느라 오늘은 브리핑 소식이 조금 늦었습니다. 앞으로 5년, 대한민국호를 이끌어갈 새 대통령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선출됐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대선 사상 처음으로 과반 득표를 얻으며 문재인 후보를 눌렀습니다.

박 당선인은 특히 지역별로 서울과 호남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문 후보를 앞섰습니다. 문 후보는 승부처였던 부산.경남지역에서 30% 후반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당초 우세가 예상됐던 수도권의 경기와 인천지역에서조차 박 당선인에게 뒤지면서 승부를 뒤집지 못했습니다.

연령대별로 봤을 때, 문 후보는 20대와 30대는 물론 대선의 향배를 결정할 것이라는 40대에서도 박 당선인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50대 이상 투표율이 20, 30대 투표율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면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특히 이번 대선은 50대 이상 유권자 수가 전체 유권자의 40%로, 20대와 30대를 합한 유권자(38.2%)보다 더 많은 첫번째 대선이었습니다. 유권자 수로 따지자면 50대 이상이 440만 명 정도 더 많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고, 문재인 후보가 패배하면서 정치권에도 큰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패배한 민주통합당은 엄청난 후폭풍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민주통합당은 현재 당 대표도 없이 문재인 후보 중심의 선대위 체재로 운영돼왔는데요, 문 후보가 패배하면서 당의 구심점이 사라진 공백 상태를 맞을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큰 혼란이 뒤따를 것입니다.

민주당의 쇄신 방향과 관련해서도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쇄신하느냐, 아예 당을 해체하고 신당을 창당하느냐를 놓고 커다란 논란이 뒤따를 것입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안철수 전 후보의 행보도 또다시 변수가 될 것입니다. 안철수 전 후보가 신당이됐든 재창당이됐든 참여하느냐 마느냐가 민주당의 행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안철수 전 후보는 어제 대선 투표를 마친 뒤 오후에 미국 서부로 출국했습니다. 안 전 후보는 서부의 한 대학에 적을 두고 2달 이상 머무를 계획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야권에서 안철수 전 후보를 다시 불러와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질 것이고, 안철수 후보가 민주당측 쇄신 과정에 참여할지, 아니면 독자창당에 나설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특히 오는 4월로 예정된 국회의원 재보선에 안철수 전 후보가 출마할지도 향후 정치권 변화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의 당선으로 당이 친박계를 중심으로 결속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번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이른바 '안철수 현상'-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변화 열망을 수용하기 위해서라도 대대적 쇄신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대선 결과를 놓고 보면, 기존의 상식이 깨진 선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투표율이 높아지면 야권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통설이 깨졌습니다. 이번 대선 투표율이 75.8%로 집계됐는데, 당초 70% 이상으로 투표율이 올라가면 문재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둘째, 40대 표심을 잡은 후보가 이길 것으로 예측됐습니다만, 이번에는 패했습니다. 이번 대선 역시 세대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20대와 30대에서는 문재인 후보, 50대 이상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훨씬 많은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중간에서 스윙보터 역할을 할 40대는 55% 대 44%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가 패했습니다.

셋째, 서울에서 이기는 후보가 이길 것으로 예측됐습니다만, 이번에는 패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서울에서 박 후보를 앞서고도 선거에서는 졌습니다. 나머지 수도권인 경기와 인천에서 박 후보에게 뒤졌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선의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위에서 언급해드렸듯이, 50대 이상 유권자 수가 20대와 30대보다 많았다는 것이고, 보수진영이 진보진영에 비해 결집력이 강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두 가지 요소가 위의 상식이 깨진 세 가지 현상에 대한 보충 설명이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대선은 기존의 선거에 대한 통념이 깨진 선거이고, 앞으로 있을 총선과 대선에서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새로운 선거전략을 짜야만하는 상황이 온 것으로 보입니다.

한마디로 이번 대선을 계기로 선거전략의 대전환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대선 D+1, 12월 20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일정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09:00  서울 국립현충원 참배
10:00   당선 인사(당사 기자실)
14:30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당사 2층)

박근혜 당선인은 오늘 오전 9시 서울 국립현충원 참배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이어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당선 인사를 가졌습니다.

박 당선인은 이어 오후에 당사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갖습니다. 박 당선인은 해단식에 앞서 점심 때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고생한 주요 인사들과 함께 오찬을 함께하며 그동안 수고에 대한 고마움의 뜻을 내보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어젯밤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패배를 인정한다"면서 박근혜 당선인에게 "상생의 정치를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승리한 쪽 지지자들만의 대통령이 아닙니다. 승리한 측 뿐 아니라 패배한 측 지지들의 대통령이기도 합니다. 박근혜 당선인이 앞으로 풀어야할 국정과제가 숱하게 많을 것이지만, 무엇보다 선거기간 동안 갈라지고 나뉘었던 국민을 하나로 묶는 대통합에 나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대선 D+1, 12월 20일 정치권의 주요 일정 전해드렸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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