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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최첨단 제설 아이디어 총출동…최고는?

[취재파일] 최첨단 제설 아이디어 총출동…최고는?
정말 춥습니다. 서울은 56년만의 추위라고 하죠. 눈도 많이 와서 겨울 분위기가 나서 좋긴한데, 한파와 겹쳐 도로가 꽁꽁 얼어버리는 게 문제입니다.

사고를 막으려면 제설이 시급하지만 제설 방법은 아직 상당히 구식입니다. 가장 흔한 건 군대 다녀오신 분들 많이 경험해보셨을 텐데 역시 사람이 직접 삽으로 눈을 퍼 치우는 겁니다. 좀 발전된 방법은 제설차를 동원해 밀거나 염화칼슘을 뿌리는 거죠. 모두 수십 년째 변하지 않는 고전적인 방법입니다. 최첨단 기술이 판을 치는 세상에 뭔가 좀더 편리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요? 오늘은 최첨단 이색 제설책들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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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열선

먼저 열선입니다. 열선은 말그대로 열을 내는 일종의 전선을 땅 속에 매설하는 겁니다. 400와트 출력을 내는 열선은 섭씨 80도의 열을 내 지면의 온도를 5도 정도로 유지시켜 줍니다. 눈이 자연스럽게 녹게 되는 거죠.

설치된 곳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서초구 서래마을 언덕길, 그리고 중구 옛 삼성본관과 생명 건물 사잇길입니다. 서래마을의 경우 지난 1995년 언덕길 옆 빌라 시공사가 빌라를 지을 때 열선을 설치해줬습니다. 운영에 들어가는 전기요금은 빌라 주민들이 부담하는 방식이었는데, 지금은 철거했다고 합니다. 옛 삼성본관 옆길은 삼성이 지난 2003년 도로를 기부체납할 때 설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말고도 요즘은 서대문구 홍은동 경사길에도 열선을 설치하는 등 일부 자치구들도 자체 예산을 들여 도입하고 있습니다.

효과는 아주 좋습니다. 눈이 땅에 닿자마자 녹기 때문에 제설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300미터 구간을 설치하는 데 1억6천만원이 듭니다. 전기요금도 만만치 않아서 11월부터 2월까지 겨울 한철 4달 동안 눈이 올때만 가동을 시켜도 720만원 정도가 나옵니다. 만만치 않은 액수죠.

하지만 비용만 빼면 효과가 좋아서 상습 빙판길 지역에 설치하는 건 고려해볼만 한 것 같습니다.


2. 지열

열선과 비슷합니다. 땅 속에 열을 내는 파이프를 매설하는 데 동력이 전기가 아닌 지열이라는 게 차이점입니다.

서울 시청 신청사 주변에 이 지열 제설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이곳의 경우 지하 200미터 지점까지 218개의 우물 비슷한 구멍을 팠습니다. 여기에 파이프를 심은 뒤 물을 흘리는 건데요, 지열에 의해 물이 3~40도까지 덥혀진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지열로 덥힌 물이 땅 속 파이프를 흐르면서 지면의 눈을 자연스럽게 녹게 만드는 겁니다.

지열 역시 비용이 문제인데요, 신청사 주변의 경우 100여 제곱미터를 적용시키는 데만 2억여 원 정도 비용이 들었습니다.


3. 제설제 자동분사시스템

눈이 왔을 때 버튼을 누르면 염화칼슘이나 염화마그네슘 성분이 있는 제설제를 자동으로 살포하는 기계입니다.

남산 터널 앞, 광화문 광장 주변 등 다양한 곳에 설치돼 있는데, 오늘은 관악구에 설치된 자동분사시스템을 예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곳의 자동분사시스템은 스마트폰 앱으로 작동시킨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눈이 올 때 스마트폰 앱으로 버튼을 누르면 스프링클러처럼 액체 형태의 제설제가 분사됩니다. 초기 설치비용은 대당 350만 원 정도입니다. 몇 분 간격으로 얼마나 분사할 지 조정이 가능한 데다 각 기기마다 태양광 집전판을 갖고 있어 자체 발전을 하기 때문에 일단 한번 설치하면 운영 비용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문제는 3~5센티미터 정도 적설량까지는 눈을 녹일 수 있지만 10센티미터 이상 눈이 오면 처리가 힘들다는 게 단점입니다.

요즘은 센서를 설치해 별도의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눈이 오면 기온과 습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제설제 분사장치를 작동시키는 기술도 개발됐습니다. 실제로 경기도 판교와 의왕시를 잇는 57번 국도 운중고개의 경우이 기술을 적용시켜 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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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최첨단 제설 방법들을 살펴봤는데, 공통적인 문제는 역시 비용입니다. 다 좋은데 그걸 설치하고 운영할 예산이 없다면 무용지물이겠죠.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어떤 방법이 최선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일장일단이 있는데,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현명한 선택을 통해 반복되는 빙판길 사고를 막을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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