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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다 냈는데…'미분양 연체' 속타는 입주민

<앵커>

전기요금, 난방비. 다 꼬박꼬박 냈는데 전기공급이 끊겨서 추위에 떨어야 하는 아파트 주민들이 있습니다. 이게 다 미분양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입주자들만 대책 없는 고민에 놓여있습니다.

엄민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아파트 곳곳은 창틀 없이 휑한 상태로 방치돼 있고 빈집엔 내부 마감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2년 전 입주가 시작됐지만 실제 들어와 사는 가정은 절반도 안 됩니다.

전체가구의 60%에 달하는 320세대가 이렇게 보호 비닐도 뜯지 않은 상태입니다.

빈집이 많다 보니 그만큼 관리비도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재춘/아파트 입주자 : 전기 끊는다, 28일쯤 끊는다, 불안하죠. 집값은 떨어진다고 난리인데….]

아파트에서 사용하는 500여 가구에 대한 전체 관리비를 실제 입주한 234가구가 모두 부담해야 하는 상황.

그러다 보니 관리비가 부족해졌고, 관리사무소가 전기료와 난방비를 제대로 내지 못해 전기료는 3개월, 난방비도 6개월 연체됐습니다.

[류연직/한국전력공사 용인지사 차장 : 개별적으로 고객을 관리할 수 없고 아파트 전체를 상대로 해서 전기요금이 한 장으로 나가기 때문에 거기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된 거죠.]

한전과 난방공사 측이 오늘(28일) 전력과 난방공급을 끊겠다고 했지만, 시공사 채권단에서 연체료 일부를 내겠다고 나서 발등의 불은 껐습니다.

하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양원문/아파트 관리소장 : 그걸로 큰 도움이 된다고 하기에는 한 달에 전기료 한 달치도 되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엄동설한을 앞두고 주민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김성일/아파트 입주자 : 단전을 한다고 떴는데, 관리비를 꼬박꼬발 잘 납부를 한 세대 같은 경우는 솔직히 어이는 없죠.]

전세조차 찾는 사람이 없어 다른 곳으로 이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신복수/아파트 입주자 : 누가 들어와야 빼 나가죠.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데 누가 들어오려고 하겠어요?]

시공사는 법정관리를 받으며 재정난이 심각한 상황.

미분양과 미입주의 악순환이 입주민에게 연쇄적 고통으로 닥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최준식,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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