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은 벽에 달력 거는 일이 그리 많지 않아서 새해 달력 받으면 처치곤란일 때가 많죠. 하지만 그렇다고 또 오던 달력 안 오면 섭섭할 겁니다. 이번 연말이 그렇습니다.
박민하 기자입니다.
<기자>
2013년용 달력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옵니다.
새해 달력은 벽걸이 대신 탁상용 수요가 늘어난 게 특징입니다.
하지만 전체 주문량은 예년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특히 단가가 10만 원에 육박하는 이른바 VIP달력의 주문이 감소했습니다.
지금 막바지 달력 제작이 한창인데요, 지난해만해도 500만부 정도 찍었던 이 회사도 올해는 제작 물량이 400만 부로 크게 줄었습니다.
25년째 이 일을 했지만 올해 주문 감소가 특히 두드러지다고 말합니다.
[최근수/달력 제작업체 대표 : 스마트폰이 나오면서부터 달력 수요가 굉장히 많이 줄어든 거 같습니다. 올해는 경기가 더 침체가 돼가지고. 달력수요가 과거보다 20%가 더욱 더 줄어든 것 같습니다.]
많게는 수백만 부씩 찍던 금융회사들마저 주문량을 줄였습니다.
지난해 120만 부를 찍었던 삼성생명은 올해는 95만 부만 제작했습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20% 안팎씩 달력 주문량을 줄였습니다.
[김동경/우리금융지주 부부장 : 은행 달력을 걸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때문에 고객분들이 좋아하시고 은행입장에서도 저비용 마케팅 수단인데, 올해는 경제상황이 안 좋아서 제작을 좀 줄이게 됐습니다.]
몇천 원대 단가로 넉넉한 인심을 주고받던 달력, 불황의 한파는 달력 인심마저 야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김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