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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가까운 종합건강검진 항목…과잉 논란

<앵커>

건강 검진의 문제점 한 가지 더 전합니다. 종합병원의 검진 항목이 너무 많다는 생각해보신 적 있을 겁니다. 과잉 검진 논란입니다.

정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50만 원에서 80만 원씩하는 종합병원 건강검진 받을 경우, 검사 항목은 30개 가까이 됩니다.

[종합검진 수검자 : (프로그램에) 정해져 있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필수항목에 있다고 생각되니까 믿고 하는 거죠.]

수검자 입장에선 세트메뉴처럼 돼 있는 검진 프로그램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허진영/고양시 가좌동 : 검진 종류가 뭐 뭐 있는지 내가 뭐 뭐를 받아야 하는지 많이 알려져 있는 것 같지 않아서.]

한 대형병원의 종합검진항목을 의과대 교수에게 보여줬습니다.

[(이게 다 (필수검진에) 필요한가요?) 그런 걸로 보자면 몇 개 없어요. 진짜 필요한 거는…]

면역혈청 검사나 췌장검사처럼 이상이 없으면 굳이 받지 않아도 된다는 항목이 10개나 됩니다.

[조비룡/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멀쩡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면 암 표지자는 다 해당하지 않습니다. 심전도도 불편함이 없으면 할 필요가 없고.]

여성 갑상선 암은 2000년 이후 급증했지만, 사망률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한 건 수가 크게 늘었지만, 사망률을 낮추진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이충원/예방의학박사 : 갑상선 암은 5년 생존율이 99.7% 예요, 놔두면 그냥 모르고 넘어갈 암을 불필요하게 찾아내는 그런 암이 되기 때문에.]

국내 대학병원 종합검진에서 심장 CT를 찍은 1천 명을 미국 내과학회가 추적해 봤습니다.

그 가운데 200명 넘게 심장병이 우려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석 달 뒤 정작 심장병에 걸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영상의학 관계자 : 자꾸 의사들이 안전한 (재검) 방향으로 갑니다. 왜냐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러면 국민은 쓸데없는 검사를 또 할 수밖에 없어요.]

조기 진단을 위해 건강 검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갈수록 고급화되고 복잡해지면서 과잉검진 논란까지 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검진은 이미 멀쩡한 사람들이 받는 검진이 아니에요. 의사들이 못 찾아낼 때 하는 검사로 굉장히 고급스러운 진료의 패턴을 띠고 있다.]

(영상취재 : 김학모·최준식, 영상편집 : 신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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