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소초 노크하며 귀순…전방 경계 '구멍'

<앵커>

우리군의 허술한 경계태세 엄하게 지적하겠습니다. 북한 병사가 철책을 넘은 뒤 우리 병사들이 잠을 자고 있던 내무반까지 와서 문을 두드릴 때까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귀순하러 온 게 아니라 공격하러 왔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하기도 싫은데 사후 보고체계까지 엉망이었습니다.

김흥수 기자입니다.



<기자>

정승조 합참의장은 사흘전 국정감사에서 지난 2일 동부전선으로 귀순한 북한군 병사를 우리 군이 CCTV로 식별해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승조/합참의장(국회 국방위 합참 국정감사 (지난 8일)) : 뚫렸다고 지금 말씀 하시는데, 지난 10월 2일 동부전선쪽에서도 한 명이 소초 CCTV에 발견이 돼서.]

하지만 합참이 사실관계를 다시 조사한 결과 북한군 병사는 아무런 제지없이 우리군 소초까지 와서 문을 두드린 뒤 귀순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전방 경계가 완전히 뚫린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해당부대가 거짓보고했다는 비판이 일자, 합참은 사건발생 이튿날인 지난 3일 해당부대가 합참상황실에 정정보고를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상황실의 실무 착오로 이같은 정정보고가 상부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합참의 설명대로라면 상황실의 엉터리 근무로 군령권을 가진 합참의장은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나도록 상황파악조차 제대로 못한 것입니다.

합참은 보고 누락 경위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최전방 경계가 맥없이 뚫린데 이어 사후 보고체계 붕괴까지, 해이해진 군기강에 대한 비판과 함께 대대적인 문책과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