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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 환자 밥값 빼돌려 수십억 원 '꿀꺽'

<앵커>

병원에 입원하면 식사비를 적지 않게 내야 하는데 나오는 밥을 보면 부실한 곳이 꽤 있습니다. 경찰이 조사해 봤더니 상당수 병원들이 밥값을 뒷주머니로 챙기고 있었습니다.

윤나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시내 한 요양병원, 환자들이 먹는 밥이 담긴 식판이 병원 한 켠에 쌓여 있습니다.

흰밥에 멀건 국, 반찬 이래야 김치 포함 단 세 가지뿐입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부실한 이 한 끼의 식대는 5,060원입니다.

환자의 반응은 영 마뜩잖습니다.

[입원환자 : 그냥 그래요. 병원 밥이 다 그렇죠 뭐.]

환자 밥값의 절반은 본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절반은 건강보험공단이 보조금으로 충당해줍니다.

그런데 5,060원이라던 이 밥의 계약상 단가는 3300원으로 드러났습니다.

급식업체의 영업이익이 포함된 가격이니 실제 식대는 3000원이 채 안 된다는 계산입니다.

경찰이 전국 23개 병원을 적발했는데, 모두 직영 식당이 아니라 위탁운영을 하면서 보조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5년 동안 23개 병원에서 이렇게 샌 식대 보조금은 34억 원.

이번에 적발된 병원들은 구내식당을 직영으로 운영하면 환자 밥값의 절반을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건강보험재정에서 병원으로 지원된 환자 식대 보조금은 지난 2007년 7503억에서 매년 가파르게 올라 지난해에는 1조 2000억 원이 넘는 돈이 지원됐습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 : 저희가 수사권이 없다 보니 이번 건 같은 경우는 실제 자금이 왔다 갔다 하는 부분들이 있잖아요. (감독하는 데) 그런 부분이 한계가 있습니다.]
 
병원이 환자에게 부실한 밥을 먹이며 밥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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