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주택가 옆 화학공장 수두룩…주민들 '깜깜'

<앵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독물질을 다루는 전국의 화학공장들 현황을 점검해 봤습니다. 위험한 공장들이 상당수 주택가 주변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방재 대책은커녕 바로 옆에 있는 공장이 이런 곳인지도 모르는 주민들이 대부분입니다.

유병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서구에 한 화학공장입니다.

건너편 아파트에서 공장 내부가 훤히 들여 다 보일 정도로 가깝습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이 공장이 유독물질 취급 공장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이선호/인천시 가좌동 : 화학공장인지도 저희가 얼마 전에 알았거든요. 근데 그렇게 위험한 건지는 전 몰랐어요.]

주택가에 인접한 이 공단에는 반경 2km 이내에 무려 10곳의 화학공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인천 서구의 경우 주택가 인근이나 도로변에 있는 유독물질 취급 업체가 140곳이나 됩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유독물질 취급 사실을 주민들에게 공지할 의무는 없습니다.

[인천 가좌동 주민 : 좀 위험하고 냄새나고 이런 것뿐이지, 더 큰 사고가 날 일이라고 생각했겠어요?]

울산 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울산에서 '불산'을 취급하는 사업장만 6곳으로 연간 총 사용량이 1만 5천여 톤에 달합니다.

구미에서 누출된 불산 8톤이니까 2천 배 가까이 되는 양입니다.

최근 5년간 울산 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한 화재 폭발사고만도 188건. 열흘에 한 번꼴로 사고가 터진 겁니다.

문제는 울산 도심에서 5km도 안 되는 지역에 공장들이 들어서 있다는 겁니다.

[오영애/울산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 상세하게 세부적인 어떤 유독화학물질에 대한 정보가 시민들에게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 그것부터 하는 게 가장 시급합니다.]

유독물질 취급 공장들을 강제로 이전할 수 없다면, 정확한 유해 정도와 함께 유사시 대처 요령을 주민들이 충분히 사전에 숙지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이승희)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