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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 잡자' 싹쓸이 낚시…어민들 시름

금어기나 낚시 총량제 등 규제 시급

<앵커>

요즘 서해 바다에 주꾸미 낚시 열풍이 불었습니다. 특별한 기술도 필요 없고 그저 낚싯대를 들이대면 올라오는 수준입니다. 당연히 전국에서 낚시꾼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혹시 주꾸미 낚시 가시려고 했다면 이 뉴스 꼭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권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충남 보령의 오천항입니다.

해도 안 뜬 이른 시간, 항구는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주꾸미 낚시꾼들입니다.

평일 2, 300명, 휴일이면 3천 명 이상이 몰려듭니다.

다음 달까지 휴일 예약은 이미 꽉 찼습니다.

낚싯배를 타 봤습니다.

몰려든 낚싯배로 바다가 마치 거대한 주차장 같습니다.

주꾸미 낚시는 채비도 간단하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어 초보자도 쉽게 잡아냅니다.

[처음 오셨는데 잘 잡히나요?]

[낚시꾼 : 네, 잘 잡히네요. 한 시간 반 동안 30마리 넘게 잡은 것 같은데요.]

1명당 적게는 5kg, 많게는 20kg 가까이 잡습니다.

[낚시꾼 : 한 150마리 잡았어요. (평소에는) 이거보다 두 배는 더 잡죠. 이 아이스박스 절반은 채워가는데요.]

낚시꾼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데, 어민들은 정반대입니다.

[신창우/어민 : 지금 배가 수백 척이 떠있는데 그 사람들이 다 그렇게 잡는다고 해보세요. 얼마나 손해를 보냐고 어민들이.]

어선을 타고 나가봤습니다.

주꾸미를 잡는 소라껍데기가 줄지어 올라오지만 대부분 빈 껍데기입니다.

20일 전에 바다에 놓아둔 어구를 꺼낸 결과입니다.

예년 같으면 이런 어망을 3, 4개를 채웠지만, 요즘에는 고작 이 정도 잡히는 게 전부입니다.

[정은선/어민 : 깜깜할 때 나와서 아직 이러고 있어요. 아침 5시에 나와서 여태 이거 잡은 겁니다.]

주꾸미 낚시 열풍이 분 지난 3, 4년 동안 주꾸미 어획량은 절반으로 급감했습니다.

낚시 금지 기간이 없는데다 크기 제한도 없기 때문입니다.
 
[김상태/어민 : 이렇게 큰 걸 잡아야 되는데 저분들이 잡는 건 조그만 것. 이런 것을 다 마구 잡아가니까…]

엉켜붙은 낚시 미끼 때문에 폐기처분되는 그물도 늘어가고 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낚싯배 선주 : 주꾸미가 사시사철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손님 한 사람이라도 더 유치하려면 그런 것 따질 겨를은 사실 없다고 봐야 돼요. 선주 입장에서는요.]

대표적 서민음식인 주꾸미의 씨가 마르기 전에 금어기나 낚시 총량제 같은 규제가 시급합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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