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라스베이거스, 수많은 카지노로 유명하죠. 또, 세상에서 결혼하기 가장 쉬운 도시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차 안에서 10분 만에 부부가 된 남녀도 있습니다.
김명진 특파원이 라스베이거스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신랑, 신부가 탄 트럭이 예배당 옆으로 들어옵니다.
두 사람을 맞이한 사람은 주례 전담 목사.
결혼반지 교환과 간단한 주례사, 차에 탄 채로 햄버거를 주문하듯이 10분이면 혼례가 모두 끝납니다.
[이제 키스해도 좋습니다.]
[빅토리아 에반스/신부 : 차 타고 하는 결혼식은 처음 들어봤는데 사진을 봤더니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증인 겸 하객은 친구 1명이 다입니다.
대부분의 결혼 예배당들이 24시간 문을 열기 때문에 요즘처럼 더운 시기에는 한밤중에도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 눈엔 소꿉장난 같지만, 당사자들에겐 일생에 가장 소중한 순간.
[세르지오 폰트/신랑 : 10년간 사귀었어요. 지금 25살이니 15살 때부터네요.]
라스베이거스에서 결혼하는 커플은 매년 20여만 쌍.
영화 속에서와는 달리 충동 결혼은 극소수이고 대부분 실속형입니다.
관청과 예배당이 24시간 문을 여는 덕에 다른 곳이라면 서너 달 걸리는 절차가 불과 몇 시간 만에 우리 돈 100만 원 정도면 가능합니다.
[브렌다 린타일러 : 예식과 피로연 마친 뒤에도 하객들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워낙 재미있는 관광지니까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식은 더 기발해지고 더 요란해졌습니다.
예식장에서 노래와 춤을 추는 것은 기본이고, 주례가 커플을 찾아가는 출장결혼 서비스, 심지어 높이 15m 난간에서 신랑, 신부가 줄을 타고 입장하는 서커스 같은 결혼식도 유행입니다.
[살려주세요. 제발.]
욕망과 소비의 상징 라스베이거스는 이제 혼례의 전통 관념마저 바꿔놓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문빈, 영상편집 : 염석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