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태풍만 오면 날리는 '공포의 첨탑' 왜

<앵커>

태풍이 올 때마다 첨탑 쓰러졌다, 간판 떨어져 나갔다, 이런 소식 번번히 전해 드립니다만 이래서야 어디 마음 놓고 밖에 나갈 수가 있겠습니까. 안 떨어지게 잘 붙들어 매는 방법이 그렇게 없는 걸까요?

박세용 기자가 취재해봤습니다.



<기자>

높이 10m가 넘는 교회 첨탑이 순식간에 넘어갑니다.

첨탑은 중간이 완전히 꺾여서 건물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단면이 8각형인 철제 구조물.

지붕 위엔 탑을 붙잡았던 녹슨 볼트만 남았습니다.

강풍을 왜 견디지 못했을까.

다른 교회 옥상에 올라가 첨탑을 살펴봤습니다.

이 교회 첨탑의 밑부분도 역시 팔각형 모양으로 돼있습니다.

이 지붕 위 여덟 곳을 고정시켜놨는데요, 손가락만 한 볼트를 사용해서 강풍에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또 얇은 철판이 탑을 완전히 감싸고 있어서 바람과 맞닿는 면적이 넓기 때문에 강풍에 쓰러지기에는 딱 좋은 구조입니다.

[교회 관계자 : 저도 이번에 바람이 불면서 넘어질 것 같았어요. 저희도 잘못이 있고요.]

사람을 덮치면 위험천만인데 교회 첨탑은 건축법상 '공작물'에 해당해 건축사가 설계하는 것도 아니고, 안전한 구조인지 사전에 평가받지도 않습니다.

[이상현/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 이런 상태에 이런 형식의 첨탑을 지으려면 어떤 형식의 지지 형식을 갖춰라. 볼트 수는 몇 개 정도면 안전하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간판도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강풍에 흔들리다 7층 높이에서 떨어지는 대형 간판.

생명을 위협하는 아찔한 순간입니다.

[제봉화/목격자 : 꽝 소리 났어요. 전부 놀랐어요. 나도 엄마야~ 고함질렀거든요. 유리파편 치우고 경찰까지 오고 그러더라고요.]

이 간판은 얇은 금속 박스 2개로 벽에 붙어 있었는데 2년 전 태풍 곤파스 때도 떨어졌던 겁니다.

[간판 관리업체 : 곤파스 때 떨어진 간판 업체는 다른 업체였고요. 간판 가격만 150만 원 정도 들어갔습니다.]

세로로 기다란 모양의 2중 지지대를 설치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지만 돈이 2배가량 들어 다들 꺼리는 게 현실입니다.

지지대의 강도에 대한 규정도 없습니다.

첨탑과 간판 모두 강풍에 대비한 안전규정부터 마련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김종우, 화면제공 : 최동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