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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물난리 강남역 땅 속 들어가보니

'강남 워터파크' 개장??

[취재파일] 물난리 강남역 땅 속 들어가보니
1,100여 ㎡, 옛날 단위로는 350여 평에 20층 건물 가격이 1000억 원을 호가하는 곳.

서울 강남역 일대가 올해까지 3년 내리 물에 잠겼습니다.

전국에서 도시 계획이 가장 잘 돼 있고,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100만 명이나 되는 곳이다 보니 시민들은 SNS를 통해 조롱섞인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원인인지 이튿날 물이 빠진 현장에 가 보았습니다.

취재진이 먼저 찾은 곳은 강남대로 땅 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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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뚜껑을 열고 사다리를 이용해 지하 공간에 들어서자, 어둠 속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여전히 빠져나가지 못한 빗물이 허벅지까지 차 올랐는데요, 놀랍게도 땅 밑에는 폭 4.2m, 높이 3m에 달하는 거대한 하수관로가 4개나 설치돼 있었습니다.

시간당 67mm의 강수량, 1초에 210t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빗물을 소화할 수 있는 용량으로, 지난 1970~80년대에 30년 뒤를 내다보고 만든 것이라고 서초구청 측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기후변화는 서울에도 시간당 100mm가 넘는 국지성 폭우를 자주 뿌렸고, 하수관로의 수용량을 넘어서기 일쑤였습니다.

강남대로 주변이 저지대라는 지형적 특성도 한 몫 하고 있었는데, 강남대로를 기준으로 바로 옆 논현동과 역삼동은 한창 오르막길에 자리잡고 있었고, 비가 내리면 테헤란로 등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빗물이 흘러내려 오는 것이었습니다.

서초구청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강남대로에 내린 강수량에다 20%가량을 더해야 일대에서서 소화하는 실제 빗물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강남구청 측과 빗물 처리 비용을 놓고 소송까지 벌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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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마다 침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야하는 구청에선 지금 설치돼 있는 하수관로만으로는 빈번해지고 있는 아열대성 폭우를 감당할 수 없다며 일본 동경에 설치된 것과 같은 대심도 빗물터널을 건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 해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계획을 밝혔지만,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환경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 자체가 중단된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겁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여전히 고려 중이라며, 어마어마한 비용에 비해 실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다른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형 하수관로를 추가로 건설해 빗물의 이동경로를 다양화 한다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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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깊은 곳에 한강으로 바로 연결되는 빗물 전용터널을 만드는 대심도 터널은 짧게 잡아도 10년 이상 걸리는 대규모 공삽니다.

신규 하수관로 건설도 착공으로부터 2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서울시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서울시가 검토를 거듭하는 사이, 강남은 이미 3년 내리 물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또 어쩔 수 없이 당분간은 '강남 워터파크'의 개장 소식을 들어야 할 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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