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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심장을 아이에게…기적의 이식 일어나

<앵커>

20대 성인의 심장을 3살 난 아이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치뤄졌습니다. 대형차 엔진을 경차에 올리는 것 같은 기적에 가까운 수술입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선천성 심장질환을 갖고 있는 세 살 난 이 아이는 한 달전 만해도 심장박동기에 의존해 생명을 이어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적같이 심장 기증자가 나타났지만 아이보다 체중이 40kg이나 더 나가는 20대 성인이었습니다.

성인의 커다란 심장을 아이의 작은 가슴에 이식하는 또 한 번의 기적이 필요했고 수술은 기적처럼 성공했습니다.

[심장이식어린이 보호자 : 아기가 새 생명을 얻은 거니까 그래서 그날은 새 생일로 정해서 생일을 일 년에 두 번 하기로 했습니다.]

이식자와 피이식자가 40kg 이상 몸무게가 차이나는 심장 이식이 성공한 것은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동만/건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 기능적으로 이미 어른이 된 출력이 큰 심장의 기능을 세 살짜리 몸이 필요한 정도의 작은 출력, 작은 기능으로 할 수 있도록 조절을 해 주었다는….]

이번에 기적 같은 수술이 성공하긴 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소아 청소년 환자는 또래의 장기 기증만 기다리는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문제는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국내 소아 청소년 환자가 1000명이 넘지만 또래의 장기 기증자는 16명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확률이 무려 67 : 1이나 돼 미국 소아청소년과 비교하면 서른 배나 더 높고 국내 성인보다도 심각합니다.

[양철우/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 소아의 경우는 성인에 비해서 감염이라든지 합병증에 노출될 기회가 많아서 뇌사 대기기간 동안에 사망할 수 있는 그런 위험이 높습니다.]

3년 전 뇌사상태에 빠진 고3짜리 아들의 장기를 기증한 이 부부도 결단을 내리긴 쉽지 않았습니다.

[박덕란/고3 아들, 뇌사자 장기기증 : 제 마음 속으로 끈을 놓고 싶지가 않았어요. 제가 놓으면 진짜 가망이 없을 것 같아 가지고….]

최근 장기 기증을 권고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소아 청소년 장기 기증도 조금씩 이마나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김경숙/3년전 9살 첫 아들, 뇌사자 장기기증 : 어쩔 때는 같은 하늘을 쳐다보고 있겠지 이 생각 많이 해요. 눈을 다른 분 한테 줬기 때문에. 그것도 어딘가에 우리 아이는 지금 숨을 쉬고 있으니까.]

기적 같은 장기 기증만 기다리며 1천여 명의 어린 생명들이 하루 하루 힘겹게 연명해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임우식,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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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조 기자, 아동 장기 기증 물론 필요한 것은 사실인데, 부모 입장에선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기자>

아이들 장기를 기증하려면 먼저 장기 기증 의사를 밝히고 그 뒤 뇌사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 모든 결정은 부모가 혼자서 내려야 하는게 우리의 상황입니다.

때문에 소아 청소년 사망자 1000명가운데 뇌사 판정을 받아서 결국 장기 기증까지 결실을 맺는 경우는 불과 4명 뿐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아픈 아이들을 위해서 대안이 필요하겠군요.

<기자>

우리 아이의 뇌사라는 가슴 아픈 현실에 직면한 부모들이 장기 기증이라는 숭고한 결정을 내리려면 사회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경우 뇌사 직전 단계부터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가 적극적으로 부모들을 설득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어떻게든 뇌사 일보직전까지 아이의 생명을 끝까지 살리려는 노력은 계속 됩니다.

이제 우리도 뇌사 소아·청소년의 장기 기증을 유도하고 지원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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