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도종환 시 교과서 삭제 권고…문학계 우려

<앵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입니다. 이 담쟁이를 비롯해 도종환 시인의 시 5편과 산문 2편이 올해 중학교 검정 교과서에 실려 있습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도종환 시인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빼라고 출판사에 권고했습니다. 도 시인이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정형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교육과정평가원이 교과서 제작 출판사에 보낸 공문입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종례시간' 등 민주통합당 도종환 의원의 작품에 대해 수정ㆍ보완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도 의원이 특정 정당의 현역 정치인이라는 게 이유입니다.

[윤현진/교육과정평가원 교과서검정본부장 : 정치적 중립성 유지를 위해서 특정 정당이나 종교에 대한 문제가 되는 내용은 수정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평가원은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이 예전에 찍은 영화 '완득이'의 사진도 같은 이유로 교과서에서 수정·보완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도종환 의원은 정치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작품을 빼도록 강요하는 것은 그릇된 편견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도종환/국회의원(시인) : 수많은 국민들이 이미 알고 있는 시입니다. 이 시에 교육적으로 문제가 있습니까? 정치적인 문제가 있습니까? 이런 시를 학생들이 읽어서 안 됩니까?]

문학계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정종명/한국문인협회 부회장 : 근 10년을 이미 많은 학생들한테 읽혀지고 평가받았다면 충분히 검증된 순수 문학작품 아니겠습니까?]

지난달 1차 심사를 받은 중학 국어 교과서 16종류 가운데 8종류의 교과서에 시 5편과 산문 2편 등 도 의원의 작품 7편이 실려 있습니다.

하지만 출판사로선 평가원의 수정 권고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수정본에 대한 심사를 거쳐서 다음 달 31일 검정 교과서 최종본을 확정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주용진, 영상편집 : 정성훈)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