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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의 올가미' 불법 사금융…피해 실태 여전

<앵커>

정부가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석 달이 지났습니다. 3만 건이 넘는 피해 신고가 접수돼서 검찰과 경찰이 나섰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SBS는 오늘(9일)부터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점검해보겠습니다.

첫 순서로 불법 사금융의 늪에 빠져 고통받는 피해 실태를 박민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박 씨의 방에는 오늘도 빈 소줏병이 놓여있습니다.

대학 다니던 둘째 딸은 1년 전 이맘 때 목숨을 끊었습니다.

대부업체에서 빌린 1천300만 원이 화근이었습니다.

거기에 보증을 서준 큰 딸을 대신해 매달 20에서 50만 원씩 갚아주지만 언제 다 갚을지 기약조차 없습니다.

[박 모 씨 : (큰 딸이) 자꾸 이상한 남자 서너 명이 밖에서 서성거리고 가지도 않고 있다고…고리(대금)하는 사람들은 그 날짜에 (상환이)안 되면 집 문 앞에 딱 기다렸다가 목을 딱 끌고 가요.]

지난해 초 사채업자로부터 800만 원을 빌려쓴 이 모 씨는 폭행과 가족에 대한 협박에 시달려 차라리 죽는 편이 낫다고 까지 생각했습니다.

[이 모 씨 : (저는) 술을 못 먹는데, (억지로) 술 먹고 또 목을 맸는데, 마침 또 딸이 어떻게 발견해서 끊어가 지고…]

연 72% 불법 고금리로 480만 원을 빌렸다가 7년전 차를 빼앗긴 임 모 씨.

사채업자가 대포차로 쓰면서 범칙금 고지서가 지금까지 임 씨에게 날아듭니다.

[임 모 씨 : 속도위반, 주정차위반, 톨게이트 나가는데 돈 안 내고 지나가는 거, 뭐 완전 무법자죠. 울화병이 생긴 거죠. 당뇨도 그 때부터 더 심해졌고.]

직접 구청에 가서 임 씨 소유 자동차의 등록원부를 떼 봤습니다.

각종 범칙금만 260건 이상, 금액으로는 1천만 원이 훌쩍 넘었습니다.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 석 달째.

하지만 빚을 졌다는 자격지심과 사회적 편견, 그리고 법률 지식의 부족으로 인해 여전히 많은 피해자들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임 모 씨 : (경찰도) 돈을 빌려 쓰면 이 사람아, 갚아야지 왜 자기네들한테 와서 그러느냐 이 식이예요. 그러니까 거기다 대고 무슨 말이 안 나가.]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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