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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불법체류자야…" 단속 걸린 흡연자 백태

<앵커>

흠칫 놀라서 달아나고 한번만 봐달라고 싹싹 빌고 아예 무시하고…. 오늘(1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벌어진 풍경입니다. 서울 강남대로를 비롯한 주요도로와 공원에서 일제히 흡연단속이 시작됐습니다. 멋모르고 담배피우다가 과태료 10만 원 딱지 뗀 분이 여럿입니다.

권애리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기자>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대로.

과태료 부과하는 본격적인 흡연단속이 시작됐습니다.

대로변에서 담배 피우다 적발되면 5만 원에서 최고 10만 원까지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강남역 안내방송 : 당신이 금연을 하면 모두가 행복합니다.]

금연거리 안내가 나오고, 몇 미터간격으로 금연거리 표지판이 붙어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워뭅니다.

단속원이 다가가 신분증을 요구하자 사정하는 척 하더니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옵니다.

[금연구역 흡연자 : 계도기간 있다면서 지났나 보네. (과태료 부과) 오늘부터면 불쌍한데 좀 봐주쇼. 전화번호 없어. 있어도 안 가르쳐 줘!]

단체로 담배를 피워물었던 외국인들.

적발되자 슬그머니 담배꽁초를 버리고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척 합니다.

[흡연단속요원 : 시가렛. 신분증. 신분증. (외국인 : 없어요.)]

보란 듯 담배를 계속 피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금연구역 흡연자 : 어차피 10만원 내는데…. (흡연단속요원: 5만 원입니다.) 마저 피우고… 별 짓을 다해, 어휴.]

과태료를 부과하려고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지만 대부분 오리발을 내밉니다.

[금연구역 흡연자 : 신분증을 안 가져왔는데? 집이 없는데? 주민번호도 없는데? 나 불법체류잔데.]

과태료 5만 원 중 3만 원만 쥐어준 뒤 은근슬쩍 꽁무니를 빼기도 합니다.

[하해걸/서초구청 흡연단속요원 : (신분증도) 제시 안 했습니다. 그나마 돈도 3만 원 밖에 안 주고 갔어요]

단속 첫날 강남대로와 양재대로에서 적발된 흡연자는 모두 38명.

23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습니다.

[박용걸/서울 서초구 금연관리팀장 : 일부는 화가 나셔서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에는 저희가 경찰의 도움을 받아서 112에 신고를 해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내 금연구역은 모두 1천950곳, 이 가운데 12개 자치구가 현재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자치구도 하반기부터 잇따라 집중단속에 나설 방침입니다.

[김보미/비흡연자 : 담배 피시는 분들 때문에 조금 힘든 점이 있었는데 조금 더 세게 과태료를 부과한다면 단속하는데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서울시는 야간흡연이 단속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에 따라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서울광장 등 광장 3곳과 중앙차로 버스정류소 9곳에서 집중적인 야간 단속을 벌일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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