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강도 된 20대 청년 백수, 뒤늦은 후회

<앵커>

사흘 전 우체국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수백만 원을 뺏아 달아났던 강도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일정한 직업 없이 빚에 쪼들리던 20대 남성이었습니다.

보도에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직원들 대부분 자리를 비운 점심시간, 흉기를 든 복면강도가 우체국에 들이닥칩니다.

창구를 훌쩍 뛰어넘더니, 주저 없이 서랍에서 700여만 원어치의 돈뭉치를 꺼낸 뒤 순식간에 우체국을 빠져 나갑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건 현장과 인근 지역 CCTV를 분석해 26살 김 모 씨를 용의자로 붙잡았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범행 20여일 전 우체국 안팎을 둘러보고 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우체국 직원 : (김 씨가 우체국에 계좌가 있어서) 우체국에서 입출금을 자주 하다 보니까 어디에 돈이 있는 걸 알고 있었던 거죠.]

김 씨는 생활고로 대학을 그만 둔 뒤 수년 동안 일용직과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돈을 벌었지만, 오히려 빚만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주변 사람에게는 물론 대부업체에도 1천200만 원의 빚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영선/경기도 구리경찰서 형사과장 : 730만 원 중에 빚 좀 갚고, 나머지 310만 원을 저희들이 압수했습니다.]

김 씨는 뒤늦게 범행을 후회했습니다.

[김 모 씨/피의자 : 제 힘으로 채무를 다 갚아서 고생하시는 저희 어머니 고생을 덜어 드리고 싶었는데….]

경찰은 도박전과가 있는 김 씨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양두원, 영상편집 : 채철호, 화면제공 : 경기도 구리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