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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팸'으로 다 빠져나가…텅 빈 청소년 쉼터

<앵커>

김종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거 뭐, 문제가 심각하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칙적으로는 집 나온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야겠죠.

하지만 가출한 아이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가정폭력과 같은 심각한 가정문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아이들은 집에 돌려보내는 것이 오히려 더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합니다.

<앵커>

그렇다고해서 아이들이 의지할만한 마땅한 복지시설도 별로 없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행으로써는 우리나라에는 민간이 운영하는 사설 청소년 쉼터가 전부입니다. 정부 지원이 워낙 열악하다 보니까 청소년들이 쉼터를 찾는 경우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가출 청소년 쉼터.

아이들이 모여 앉아 저녁밥을 차려 먹습니다.

반찬은 국과 김치볶음 뿐입니다.

쉼터를 운영하던 법인이 최근 재정문제로 운영을 포기하면서, 직원들이 사비를 털어 생활비를 조달하고 있습니다.

[가출 청소년 : (반찬이) 하나 있을 때도 있고 두 개 아니면 없을 때도 있고 국만 먹을 때도 있어요.]

경남의 한 청소년 쉼터.

방은 텅텅 비어 있고, 주인 없는 책상만 공간을 채우고 있습니다.

청소년 15명이 생활할 수 있지만, 등록된 청소년은 4명에 불과하고 이들 마저 가끔 이곳을 찾을 뿐입니다.

[쉼터 관계자 : 구속받는 것, 쉼터를 싫어해요. 자기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자취식으로 살고 아르바이트 나가고….]

전국의 청소년 쉼터는 모두 83개.

하지만, 정부가 직접 운영하지 않고 개인이나 법인이 운영하다 보니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입니다.

열악한 환경 탓에 쉼터를 지키며 가출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어주던 교사들마저 하나 둘씩 떠나고 있고, 교사가 사라진 쉼터를 아이들도 함께 떠나고 있습니다.

[김은녕/한국청소년쉼터 협의회 회장 : 도움을 받을 만한 부모도 지금 거의 없고요. '혼자 자립해서 내가 살아봐야겠다.' 이런 아이들이 늘기 때문에 장기 보호해야 될 그런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저는 보고 있거든요.]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라곤 쉼터 8곳을 더 지원하겠다는 것.

숫자 늘리기식 미봉책이 아니라 가출 청소년들을 사회의 구성원으로 껴안을 수 있는 정부와 사회의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김세경, 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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