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암 치료제 '핵약'…성분 알아보니 소금 덩어리

<앵커>

중국 의사 면허를 갖고 있는 한국인이 말기암도 고칠 수 있다면서 엉터리 약을 팔아왔습니다. 소금과 납을 넣어놓고 22억 원이나 챙겨왔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0년 1월 발간된 '핵약'이라는 제목의 의학서적입니다.

획기적인 암 치료제라는 '핵약'에 대한 책입니다.

중국 베이징 대형 병원에서 개발돼 말기암 환자에게 특효가 있다는 내용입니다.

두 달 치 약값이 2800만 원.

비싸지만 수많은 암 환자들이 '핵약'을 찾았습니다.

[암 환자 가족/'핵약' 구매 피해자 : 환자부터 살리고 보자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약값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거죠. 나을 수만 있다면… 7000만 원 이상이 약값으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핵약'은 암 치료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소금이 주성분이고, 법적 허용 기준치의 4배에 달하는 납 성분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약을 만든 사람은 중국 의사 면허를 소지한 한국인 45살 김 모 씨.

중국 베이징에 무허가 암센터를 차려놓고 국내 암 환자 100여 명에게 모두 22억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베이징으로 찾아온 국내 환자와 가족에겐 우편으로 배달해주거나 직접 입국해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핵약'을 복용한 암 환자들은 대부분 사망하거나 병세가 악화됐습니다.

경찰은 약을 배달하러 입국한 김 씨를 붙잡아 구속하고 상담원과 명예병원장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