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깎아 고사리 재배 '위험천만'…산사태 어쩌려고

<앵커>

비교적 수익이 안정된 고사리 키우는 농민들이 늘면서 산사태 걱정도 늘었습니다. 고사리 밭을 산을 깎아서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범주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남해군의 산등성입니다.

거뭇거뭇한 흙 표면이 그대로 드러나 보입니다.

산불이라도 났던 건가 싶은데, 사실은 나무를 밀어내고 만든 고사리 밭입니다.

봄철에 바짝 재배하면 축구장 하나 크기 밭에서 3000만 원 정도의 고소득이 보장됩니다.

[정복자/고사리 재배 : 좀 돈이 좀 수확이 좀 있죠, 딴 것 보다. 벼농사 짓는 것보다 배는 더 많지, 돈이. (배나요?) 네.]

웰빙 열풍 속에 고사리와 산나물류의 인기가 높아져 전망도 좋습니다.

문제는 무분별한 재배면적 개발입니다.

지난 5년 사이 전국에서 산나물 밭은 축구장 5000개가 넘는 5300㏊, 고사리 밭만 치면 1200㏊가 늘어났습니다.

지자체마다 추가 개발계획을 쏟아내고 있는데, 갑자기 나무들이 사라지고 흙만 남으면 비가 내릴 때 산사태가 날 수 있습니다.

새로 만들어지는 고사리밭들은 이렇게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든 급경사인 곳에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위험을 키우고 있습니다.

전남 광양시가 좋은 예입니다.

고사리밭을 크게 늘렸다가 작년 여름 태풍 무이파 때 무려 120㏊에서 산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고사리 재배 열풍도 좋지만 사람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