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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이순신'…돈벌이 거북선, 행태 가관

<앵커>

오늘(28일)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지 467년이 되는 날입니다. 자자체들이 앞다퉈 기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잘 되고 있을까요? 오히려 그분을 욕되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권영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군항이었던 통영 강구안.

경남과 통영시가 100억 원을 들여 만든 거북선과 전투선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자문위원회까지 구성해 제대로 복원하겠다고 장담했지만, 한 대는 수입 소나무를 쓴 게 들통 나 제조사가 재판을 받고 있고, 다른 거북선들도 용머리의 위치와 외형 그리고 제작 방법이 달라 짝퉁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원식/한국해양대학교 명예 겸임교수 : 역사 기록과 맞지 않으니까 그건 역사 고증을 했다고 인정 받을 수가 없어요. (그럼 통영에 있는 배들은요?) 그건 역사에 없는 배들이에요.]

40억 원이 들어간 경남 거제의 거북선.

바닥에 물이 새 해상 전시를 포기하고 가로수를 뽑아낸 육상에 전시장을 마련했습니다.

유람선은 더 심각합니다.

이 거북선 모양의 유람선은 사천시가 8억 원을 들여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적자를 면치 못해 4년째 운항이 중단된 상태인데, 결국 바다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고 뭍으로 끌어올려 관광전망대로 쓰기로 했습니다.

전남 여수시가 44억 원을 쓴 거북선 유람선은 관광객들의 춤판으로 전락했습니다.

통영시가 고증을 거쳐 내놨다는 이순신 밥집은 손님들이 외면해 2년도 안 돼 고깃집으로 간판을 바꿨습니다. 예산 3억 원이 날아갔습니다.

여수시가 만든 '이순신 밥상'은 이름만 이순신일 뿐입니다.

[이순신 밥상 식당 관계자 : 이순신 밥상이라는 이름은 시에서 정한 음식이에요. 그런데 그대로 하면 지금 사람들 입맛에는 너무 안 맞아요. 그래서 메뉴를 바꾼 거고요.]

경남이 이른바 이순신 프로젝트에 10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지자체들이 지난 5년 동안 쏟아부은 이순신 사업비는 2000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전 여수시장이 뇌물을 받아 구속되는 등 이순신 사업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 정확한 연구와 철저한 고증, 또 발굴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지자체마다 똑같은 행사나 축제를 하는 것은 사업은 예산 낭비고 더 나아가서는 역사 왜곡도….]

우후죽순 난립한 이순신 사업.

근시안적 돈벌이 마케팅이 아니라 철저한 연구 고증을 거친 지속 가능한 이순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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