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의 흉기, 주행하던 차를 덮치더니…

<앵커>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앞차에서 화물이 '툭' 하고 떨어지면 뒤따르던 차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무리하게 화물을 싣고 제대로 덮개조차 씌우지 않은 이른바 불량 차량들이 급증해 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정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달리던 트럭에서 떨어진 화물을 피하려던 승용차가 옆차와 가드레일을 잇따라 들이받습니다.

앞차에서 떨어진 짐을 트럭은 간신히 피하지만, 뒤따르던 차량들은 연쇄 추돌합니다.

화물이 짐칸을 삐져나오거나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아 적발되는 적재불량 차량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운전자들은 불황과 고유가 탓에 운송비 한 푼이라도 아끼려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적재불량 운전자 : 간판은 크기가 크니까 이렇게 싣고 다니는 수 밖에 없어요. (범칙금을) 얼마 부과할지 몰라도 일당만큼을 가져가면 난 뭘 먹고 살아.]

특히 짧은 거리는 요금소를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개방식 고속도로 구간은 단속 사각지대입니다.

[단속요원 : (철근이) 뒤차 유리창 깨고 들어와요. 대형사고 일어나는 거예요, 이거는….]

현행법상 적재 방법이 모호한 것도 문제입니다.

[정영윤/한국도로공사 교통안전팀장 : 대충 씌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화물이 덮개 사이로 삐져나와서 추락을 하죠.]

도로 위의 흉기나 다름 없는 적재 불량 차량.

사고 위험을 막기 위해선 화물 종류별로 적재 기준을 마련하고, 4~5만 원에 불과한 범칙금도 올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