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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시장 100조 원…제약업체들 '불꽃 경쟁'

<앵커>

암 진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세계 항암제 시장 규모가 100조 원대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 시장을 놓고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경쟁이 뜨겁습니다. 국내 업체들도 뒤질세라 속속 신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신승이 기자입니다.



<기자>

말기 대장암으로 1년째 항암제를 투여받고 있는 50대 여성입니다.

육체적 고통과 함께 한달에 평균 300만 원씩 들어가는 항암제 비용도 큰 부담입니다.

[말기 대장암 환자 : 처음에는 450만 원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표적치료제가 260만 원. 1년 하고 나니까 몸도 지치지만 돈도 없고…]

전세계 항암제 시장 규모는 100조 원대로 국내 시장도 1조 원대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허가된 항암제의 절반 이상이 국내 제품이긴 하지만 자체 개발한 신약이 아니라 특허가 만료된 외국 항암제를 복제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동욱/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 : 복제약을 쓴다는 것은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과거에 10년 전 항암제를 쓰이는 것이기 때문에 처방을 기피하는 것입니다.]

80만 명이 넘는 국내 암환자들은 대부분 고가의 외국 신약에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국내 업체들도 10여년전부터 뒤늦게 개발 경쟁에 뛰어들어 국내 개발 신약 네 개 중 세 개가 2000년 이후에 개발됐습니다.

특히 지난 1월 세계에서 세번째로 개발된 혈액암 표적항암제는 낮은 비용과 높은 효과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업체들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신약보다 기존 약의 투여 방법을 바꾸는 개량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정혜주/식품의약품안전청 종양약품과장 : 제형 변경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짧은 시간 안에 시장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제약회사에서 그런 시도를 하고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항암제 임상 시험 가운데 국내 업체 비중은 아직 12%에 불과합니다.

비효율적인 경쟁으로 인한 중복 연구는 물론, 열악한 개발 여건도 큰 문제입니다.

[김동연/제약업체 대표이사 : 제약회사의 전체 연구원을 합쳐도 글로벌 제약사의 한 회사 연구인력밖에 안돼요. 그러다 보니까 시간이 많이 걸리고 굉장히 어려운 겁니다.]

특히 오는 2015년 의약품 분야 한미 FTA가 발효되면 복제약 출시가 어려워져 국내 업체에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다국적 제약 업체의 국내 항암제 시장 독과점을 막기 위해선 정부와 국내 제약업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 기간을 대폭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강동철,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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