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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달'이 뭐기에…화장장 예약 별 따기 왜?

<앵커>

내일(21일)부터 윤달이 시작됩니다. 썩은 달, 남는 달이라고 불리는 이 윤달에는 화장이나 이장을 해도 별탈이 없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화장장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가 돼버렸습니다.

최고운 기자입니다.



<기자>

점 집들이 몰려 있는 서울 미아리 고개.

윤달기간 유골을 화장해 뿌리거나 다른 곳에 봉안해도 탈이 없다는 속설 때문에 길일을 물어보려는 고객들로 북적댑니다.

[점술가 : 윤삼월 23일, 24일이 좋거든요. (땅을 다스린다는) 토왕이 승천해서, 즉 하늘에 올라가 있을 그때 해야 하는 거예요.]

지난 2009년 윤달이었던 6,7월 서울 시립 화장장에서는 하루 평균 43건씩 유골을 화장했습니다. 평상시보다 다섯 배 이상 많은 건수입니다.

내일부터 한 달간인 이번 윤달을 맞아 전국의 화장장에는 평소보다 최고 10배 가깝게 화장 신청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최영호/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 3배 넘게 늘려났어요, 현재. 그래도 딸릴 정도로 지금 화장 예약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거죠.]

화장장 예약은 인터넷 사이트로만, 예정일 보름 전 새벽 0시부터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자들은 밤마다 예약 전쟁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식구들이 집에서, PC방에서 각기 예약을 시도하고 혹시 다른 사람이 취소할까, 새벽까지 뜬 눈으로 새우기 일쑤입니다.

[화장신청 경험자 : (한 번 신청)해서 안 되면 또 다른 취소가 떴을 때 또 하고, 그럼 (새벽) 두 시, 세 시까지도 계속 가는 거예요.]

열하루 동안 밤마다 북새통을 치른 끝에 간신히 예약에 성공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불법인 줄 알면서도 묘지를 개장한 직후 곧바로 화장을 해주는 업체도 있습니다.

[묘지개장 업체 관계자 : 토치램프 가져가서 화장해 드려요. (산림청에서 단속한다고 (하던데요).) 안 보이는 데서 하죠. 윤달에는 어쩔 수 없어요. 화장 예약이 안 되기 때문에.]

복지부는 내년까지 화장 시설 7곳을 추가로 만들고 도시 외곽의 장례식장에 화장로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 임우식,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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