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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려퍼지는 딴소리…'음성유도기' 따랐다가 낭패

<앵커>

지하철이나 기차역 곳곳엔 이런 금속장치가 설치돼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이동을 돕는 음성유도기계입니다. 지난 2005년부터 설치가 시작돼서 이렇게 전용 리모컨을 누르면 음성안내가 나와서 방향을 알려줍니다.

시각장애인의 지하철 이용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장애인들은 이 유도기를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덕기 기자가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음성유도기 음성안내 : 이곳에서는 서울역·사당·금정·오이도 행 열차를 탈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인 손규성 씨는 음성유도기 안내음성을 따라 전동차를 타려다 낭패를 볼 뻔했습니다.

[((이 전동차) 서울역 가는 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반대편이에요.]

안내음성이 잘못 녹음돼 있는 겁니다.

역시 음성유도기에 의존해 지하철 역사로 내려가는 윤형식 씨.

[윤형식/시각장애인 : 여기서도 나오고 저기서도 나와요.]

여러 곳에서 동시에 안내음성이 나와 울려 퍼지면서 제대로 알아듣기 힘듭니다.

안내음성 자체도 길고 시끄러워 이용하기에 민망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성낙조/시각장애인 :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시끄럽다고 핀잔을 굉장히 줬던 일도 있고, 몰려들어서 무슨 구경거리처럼 되는 경우들이 많아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음성유도기를 이용하는 시각장애인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한 시민단체에 따르면 서울 시내 11개 전철역 안 음성유도기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7년 동안 수도권 전철역 130여 곳에 설치된 음성유도기는 4800여 대.

장애인 눈높이에 맞지 않는 무용지물, 애물단지가 돼버렸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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