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부르는 게 값'…보육료 꼼수 인상

<앵커>

정부에서 보육료 지원해준다는 이야기에 아이 키우는 부모님들 경제적 부담은 좀 덜겠다 싶었는데 별 도움이 안 된다는 반응입니다. 어린이집들이 없던 항목들을 새로 만들어서 자기들 수익을 더 늘리고 있었습니다.

정경윤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만 5세 딸을 민간 어린이집에 보내는 경기도의 한 학부모.

매달 정부로부터 보육료 20만 원을 지원받지만, 이걸론 턱도 없습니다.

한 달에 어린이집에 내야 하는 추가 비용이 30만 원이 넘기 때문입니다.

영어나 발레를 배우는 특별활동비 12만 원, 생일이나 야외 활동비 12만 원, 차량 이용비 2만 5000원, 간식비 3만 원 등 입니다.

간식비는 지난해에 없던 게 새로 생겼고, 특별활동비는 2만 원이 올랐습니다.

[김 모 씨/학부모 : 해도 별 효과가 없는 것들을 하면서 그걸 수행성 경비라는 명목으로 잡아서 안 내면 안 되게끔 하니까.]

서울 강남의 한 민간 어린이집은 추가 비용이 대학 등록금 수준입니다.

[서울 강남 OO어린이집 원장 : (특별활동비) 21만 원에 (영어교육비) 15만 원이 추가되고, 한 학기에 문화체험비 12만 원이 똑같고요. 거의 다들 한다고 봐야죠.]

간식비, 교재비, 재료비 등 상반기에 내는 추가 비용을 다 합치니 350만 원에 육박합니다.

시간 연장에 따른 비용만 한달에 50만 원 넘게 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르는 게 값이고, 카드 결제도 받지 않습니다.

[경기도 용인 OO어린이집 원장 : 정부에 등록해서 카드 결제해야 하는데 우린 그건 안 하거든요. (아이사랑 카드 결제 안해요?) 네.]

아이를 맡긴 학부모들은 항의조차 제대로 못 합니다.

[이 모 씨/학부모 : 엄마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게 그 말이었어요. '아이를 위해 이 정도 투자 못하세요?' 라는… 애들을 걸고 넘어지면 엄마들은 무너지는 거 같아요.]

[남은경/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팀장 : 보육과 관련해선 그간에 손을 놨던 거죠. 그래서 이 시스템을 공공화하는 그런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여지죠.]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정부의 무상보육.

누구도 실감하지 못하는 탁상 행정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