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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되면 발길 '뚝'…고립의 섬, 외국인 거주촌

<앵커>

수원 여성을 성폭행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오원춘. 중국 국적을 가졌습니다. 이러다보니 상당수 외국인 거주촌이 기피 대상을 넘어서 혐오의 대상으로까지 전락해가고 있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안산의 주택가.

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해만 지면, 인적이 뚝 끊깁니다.

[임수찬/안산시 원곡동 : 여자 친구들한테는 절대 이 동네 만약에 간다 그러면 절대 걸어 다니지 말고 택시 꼭 타고 다녀라]

외국인 근로자 집단 거주촌은 이미 기피지역이 된 지 오래입니다.

조선족들의 한국인 살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뒤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잠재적 우범집단으로 간주하는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원곡동 주민 : 300이나 500만 원 주면 사람 하나 죽이고, 이런 건 일도 아니래요. 이 동네 자체가. 주민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불법 체류자들이어서.]

이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의 외국인 집단 거주촌은 대부분 '그들만의 세상'으로 갈수록 고립되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국내 거주 외국인의 강력 범죄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44명으로, 내국인 범죄율보다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멧체렝/ 김포시 통진읍 : (한국인들과) 좀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바로 만나도 마음을 열어주지 않아서. (왜 그럴까요?) 무서워서?]

정부 조사 결과, 우리 사회에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게 좋다고 응답한 사람은 36%에 불과했습니다.

유럽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입니다.

다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그만큼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겁니다.

[이나영/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우리민족이 굉장히 순수한 혈통을 가진 단일민족이라는 그런 신화가 있어요. 한국사회에 사람들의 인식이 그들을 게토화하고 낙인화하고 심지어는 그들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다문화 사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그릇된 편견과 차별을 없애지 않는 한 머지않은 장래에, 고립된 그들을 다시 끌어안기 위해 막대한 사회적 통합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김태훈, 영상편집 : 김경연,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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