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30년만에 드러난 '현대판 노예'…외딴섬 가보니

<앵커>

먹여주고 재워주고 돈까지 벌게 해주겠다는 말로 속여서 지적 장애인을 노예처럼 일을 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30년 동안 감금돼서 노역해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어선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경찰 : 지금 저 양반(지적 장애인)이 몇 년 동안 이렇게 살았는 줄 압니까?]

[선주 : 안 그래요. 저 양반도 같이 먹고 살려고 일 한 건데….]

지적 장애인들이 노예처럼 일한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겁니다.

[경찰 : 밖에 나가고 싶습니까, 계속 여기서 일하고 싶습니까?]

[선주 : 본인이 얘기를 해!]

[경찰 : 가만히 계세요! (배 밖으로) 나가고 싶으세요?]
 
경찰의 물음에 눈치만 살피더니, 확실히 구출됐다는 확신이 든 듯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피해 지적 장애인 : 신고를 하려다가요, 미처 생각이 안 떠오르더라고요. 나도 억울해서….]

여관 주인 47살 이 모 씨는 지난 1992년부터 최근까지 오갈 곳 없는 지적 장애인을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속여 데려왔습니다.

어선에서 하루 18시간 이상 고역을 시켰고, 일이 끝나면 3평 남짓한 여관 방에 가뒀습니다.

밥 값을 제한다는 명목으로 돈은 주지 않은 지적 장애인이 30명이나 됩니다.

이 씨는 지적 장애인들이 다칠 것에 대비해 강제로 보험에 들게 한 뒤 이렇게 자신의 아들의 이름으로 보험 수령인을 지정해 놓기도 했습니다.

이 씨의 부모 대부터 30년간 노예 같은 생활을 한 지적 장애인도 있었습니다.

[피해 지적 장애인 : 30년 동안 돈 한 푼 못 받고, 문 잠궈 놓고 못 나가게 합니다. 건달들 데려와 때리고….]

[이 모 씨 : 제가 볼 때는 장애인이 아니었습니다. 본인들이 와서 오갈 데 없다고 해서….]

경찰은 이 씨를 구속하고 장애인 관리에 관여한 10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염석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