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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성인들로 가득 차는 학원버스, 그 안에선…

<앵커>

심야시간에 도로를 지나는 이런 학원버스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 늦은 시간에 웬일인가 했는데 대리운전 기사를 위한 셔틀버스였습니다. 낮에는 학생들을, 밤에는 기사들을 실어 나르는 겁니다. 불법일 뿐 아니라 안전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장훈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정이 넘은 시각,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

승합차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성인 남성들이 바쁘게 승합차를 오르내립니다.

대리운전 기사들입니다.

차량은 새벽까지 영업하는 대리기사들을 실어나르는 일명 '대리기사 셔틀'.

이 사거리엔 매일 밤 100대가 넘는 셔틀버스가 모이는데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전역을 오갑니다.

셔틀 창문마다 운행 노선표가 붙어 있고, 최근엔 스마트폰으로 노선을 찾을 수 있는 어플까지 등장했습니다.

[대리운전 기사 : 셔틀 번호지. 어디서 어디 가고. 전부 교보로 통해요.]

요금은 거리에 따라 1000원에서 최대 4000원.

허가 없이 운임을 받아 명백한 불법이지만, 영업은 도심 한복판에서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리운전 기사 : 셔틀 저거 '불법이라 사고나면 보상 못 받으니까 안 타야지' 생각하면 돈 못벌어요. 목숨걸고 타야지.] 

셔틀버스 상당수는 학원차량.

수원에서 학원버스를 운행하는 52살 한 모 씨는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는 학생들을 실어나르고, 이후 강남으로 이동해 새벽 4시까지는 대리기사를 실어나르는 투잡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셔틀버스 기사 : 한 10시간 정도 한다고 봐야죠. 상당히 피곤하죠. 야간에 일을 하다보니까. (사고가 날) 그런 걱정 다 있죠. 안고 있죠.]

운전기사의 피로누적에다 보험 조차 제대로 들지 않은 차량이 많아 위험하기 짝이 없지만,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는 학원버스 기사와 한 푼이라도 더 아끼려는 대리기사들의 필요가 맞물리면서, 셔틀은 더욱 성행하고 있습니다.

[대리운전 기사 : 대리운전 기사들이 하루에 돈 얼마나 번다고 택시 타고 집에 가겠어요. 이 시간에. 이거 (셔틀) 운전하는 게 대책없이 한다고 나쁘다고 해버리면 우리들은 큰일 나지.]

수도권에서 운행 중인 대리기사 셔틀은 약 300대.

대리기사들은 국회에 계류 중인 대리운전업 법안이 하루 빨리 법제화돼 합법적인 운송수단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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